‘공천 물갈이’ 목소리 커져
“내부 분열…협치도 어려워”
다수 중진의원들은 반발
지난 20일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인 40%까지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후 여당 내에서는 ‘조국 리스크’에 대한 우려와 함께 세대교체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 여당 의원은 22일 “여론 추이를 더 봐야겠지만 계속 악화되면 물갈이 요구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도 “젊고 새로운 인물의 발굴은 분명 당의 분위기 전환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세대교체론은 중진 용퇴론으로 직결되고 있다. 당에서 이미 공천룰과 현역의원 전원 경선 방침을 확정했기에 인위적인 물갈이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새 인물들의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중진들이 자발적 불출마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총선을 앞둔 내부 위기의식이 실제 자발적 불출마로 이어질지는 아직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당장 중진의원 다수는 용퇴론에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중진의원은 “지나치게 이른 용퇴론은 내부 분열을 재촉할 수 있다”고 말했고, 다른 의원은 “정치는 잘못하고 물갈이만 하면 대체 언제 잘할 수 있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4선 이상 일부 의원들은 오히려 재선과 함께 국회의장 자리를 노리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한 의원은 “누가 봐도 국회의장 1순위인데 용퇴론을 물어보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당의 인적 구성상 중진의원이 초선 등에 비해 수적으로 적은 구조를 지적하기도 한다. 중진의 비중이 지나치게 줄어들면 국회 운영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협치도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86그룹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한 의원은 “당내 다수가 된 86그룹이 주도권을 쥐고, 초선 의원들도 이들 눈치를 보다 보니 ‘조국 대전’에서 당이 다양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일부 중진의원들은 “양보 가능성은 열어두고 연말까지 상황을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향후 다면평가 결과나 선거제 개혁 등의 변수가 출마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의원은 “‘힘든데 그만하겠다’는 사람들이 나올 수 있다”며 “11월 정기국회가 끝난 뒤면 드러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용하·김윤나영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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