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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그놈’ 퍼즐풀기, 매머드급 투입…‘3개의 城’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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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권 없고 강제수사 힘들어…수사권 남용 시비 소지도

수사관 57명 동원…경찰 “범죄 예방효과 기대” 총력전

뉴스1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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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지난 19일 경찰이 33년이 지나 DNA 감정을 통해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50대 이모씨를 지목했다. 사건 발생 이후 꾸준히 비판을 받아왔던 초동수사 미흡, 검거 조급증, 강압수사, 성과경쟁 등 수사 오점을 만회했다는 경찰 내부의 고무적인 반응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경찰은 여세를 몰아 57명의 수사관을 파견해 '매머드급' 수사본부도 꾸렸다. 앞으로 경찰은 그간 모아온 방대한 수사기록도 원점에서 재검토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DNA 일치가 확인된 3건을 제외한 나머지 사건의 DNA 일치 여부 관련 수사와 더불어 화성사건 마지막 10차 범행 이후 용의자 이모씨가 처제를 살해하기까지 2년9개월 간의 공백을 밝히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인 반기수 경기남부청 2부장은 "사건 관계자든, 수사팀 관계자든 등 외부 전문가까지 합쳐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사 인력과 기법을 총동원해 진실 규명할 것"이라고 했다.

◇공소권 없는 화성사건, 강제수사 힘들고 법적 근거 없어

그러나 경찰이 이모씨를 진범으로 확정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다. 우선 공소시효가 완성됐다는 게 모든 수사과정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국회는 2015년 살인죄 공소시효를 완전히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태완이법)을 통과시켰다. 태완이법은 법이 통과된 2015년 당시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살인죄에 대해서는 법 적용이 가능(부진정소급)했다.

하지만 화성연쇄살인 사건은 2006년에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됐기 때문에 기소 후 재판에서 확정해 처벌할 수 없다. 경찰이 공소권이 없는 사건을 놓고 강제 수사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는 없다는 의미다.

경찰은 이모씨가 진범임을 확인해도 수사 마무리와 동시에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해야한다. 서울 관내의 한 수사관은 "원칙적으로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의 용의자를 피의자로 입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부산교도소에서 수감 중인 이모씨를 경기남부경찰청 인근의 교도소 등으로 이감하는 방안도 관계기관과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체포 등 강제수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교도소가 아닌 조사실로 이끌어 내는 체포 절차는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아야 가능하지만, 공소권이 없는 사건의 영장은 발부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손수호 변호사는 "누가 진범이고 이 용의자가 진범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은 진행할 수 있지만 이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에 강제수사는 쉽지 않다"며 "만약 강제로 시행하면 수사권의 남용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만큼 공소시효가 이미 한참 전에 완성됐다는 것은 어떤 심정적인 부분, 정서적인 부분과 별개로 형사절차적인 부분에서는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공소시효 만료로 이씨는 현재 피고인도, 피의자도 아니기 때문에 재판도 받지 않고 자백할 이유도 없다"고 했다.

◇수사권 남용도 검토한 경찰…"범죄혐의 있다면 수사해야" 결론

경찰 내부에서도 공소 시효가 만료된 이번 사건을 두고 수사 착수가 어떤 파장을 미칠지에 대한 논의는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법적 처벌이 불가능한 사건을 여론을 발판 삼아 다른 방식의 처벌을 하게 되면, 나쁜 선례가 남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경찰로서는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한 이상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는 장기 미제 사건을 수사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경찰 관계자는 "공소시효가 만료돼 처벌할 수는 없지만 형사소송법상 수사는 경찰의 의무이고, 범죄 혐의가 있다고 인식하면 수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학설이나 판례 등을 참고해 공소 제기가 불가능 할 때 수사권이 제한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무엇보다 국민 관심이 큰 사안이고 법적 효력은 떨어졌지만 끝까지 범인을 추적해 진범을 밝혀냈다는 것만으로 범죄 예방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m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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