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생생확대경]워킹맘의 투자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결혼 6년 차, 네 살짜리 아들을 둔 워킹맘이다. 결혼 초만 해도 주말이면 마트에 가 일주일치 장을 보고, 계절이 바뀌면 백화점이나 아울렛에서 새 옷을 장만하곤 했다.

지금은 모든 것을 모바일로 해결한다. 퇴근 길에 휴대폰으로 우유며 과일, 고기, 반찬 등을 주문하고 잠자리에 들면 다음날 새벽 현관 앞에 깔끔하게 냉장포장된 박스가 배달된다. 급하게 사야 하는 어린이집 준비물도 휴대폰 터치 몇 번 만에 소셜커머스 당일배송으로 마련한다. 워킹맘끼리는 ‘로켓배송’ 없었으면 아이 어떻게 키우겠냐는 우스갯소리도 한다.

실제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들은 4개 중 1개 품목(24.1%)을 이커머스(컴퓨터 등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전자상거래)로 구매했다. 전세계 1위다. 2020년엔 30.1%로 3개 중 1개를 이커머스로 구매할 것이란 전망이다.

살림하기도 쉬워졌다. 김밥 한 줄 싸려 해도 예전엔 단무지, 우엉, 계란, 시금치, 햄을 따로 사야 했지만 지금은 김밥 키트 하나면 뚝딱 만들 수 있다.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간편가정식은 신세계다. 간단하지만 그렇다고 맛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최근 몇 년간 나타난 급격한 변화는 이뿐만이 아니다. 넷플릭스로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유튜브로 다양한 콘텐츠를 접한다. 특히 유튜브는 이제 검색, 메신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기능까지 흡수하면서 포털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이렇게 과거를 돌아보는 이유는 투자 아이디어를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다. 요새 주변에서 투자할 곳이 없다는 푸념을 많이 한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예·적금에는 눈길이 안 가고 증시는 계속 박스권이라 선뜻 투자할 마음이 안 생긴다는 것이다. 투자한다 해도 종목 고르기가 쉽지 않다. 독일 국채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에서 60% 손실이 확정됐다는 소식이나 호주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가 잘못됐다는 뉴스는 어깨를 더 움츠리게 한다.

거시경제 환경이나 글로벌 뉴스, 깊이 있는 분석도 중요하지만 당장 생활하면서 느끼는 변화를 좇다 보면 투자할 곳이 보인다. 예컨대 대부분의 소비가 모바일을 통해 이뤄진다면 택배물량이 늘어날 것이고 택배에 필요한 종이박스 수요도 늘어나게 된다. 직접 성장이 기대되는 쿠팡이나 마켓컬리 등이 비상장사라 투자가 쉽지 않다면 CJ대한통운이나 한진 등의 택배회사를 눈여겨보거나 아세아제지나 신대양제지, 삼보판지, 태림포장 등 택배박스·골판지 업체를 주목하는 식이다. 간편가정식을 먹어봤는데 만족도가 높았다면 그 회사 주식을 사고, 넷플릭스를 통해 본 드라마가 감동적이었다면 그 드라마를 제작한 업체의 주식을 담는 것이다.

전설적인 월가 투자자인 피터 린치가 아내 캐롤린이 우연히 슈퍼마켓에서 산 스타킹에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고 이 스타킹을 만든 헤인스에 투자해 6배 넘는 수익을 올렸다는 일화는 생활밀착형 투자의 전형이다.

7~8월 증시가 급락했다 어느정도 회복되긴 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종목 선택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이럴때일수록 어떤 주식이 좋더라 하는 ‘카더라 통신’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이보다 피부로 느끼는 변화에서 찾은 수혜 종목을 담는 생활밀착형 투자가 실패 확률을 줄여줄 것이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