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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Tech & BIZ] "마술봉으로 진화한 S펜 덕에 '아저씨폰' 이미지 벗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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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노트(갤노트)가 초기엔 필기만 하는 '아재(아저씨)폰'이었다면, 노트10은 밀레니얼 세대까지 품은 스마트폰으로 진화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마술봉'으로 불리는 이 S펜이 있죠."

조선비즈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의 S펜 개발 주역인 박상휘(왼쪽부터), 박주완, 권시온 연구원. /김연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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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 마포구 삼성디지털프라자 홍대점에서 만난 삼성전자 S펜 개발자 3명은 "갤노트는 처음에 필기 기능 개발에만 집중해 30~40대 남성들이 주로 사용했다면 지금은 웹툰을 그려서 올리거나 다양한 스마트폰 조작이 가능한 놀이 도구로 발전, 젊은 층과 여성들까지 찾는 대중적 제품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출시한 갤노트10은 최근 10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전작(갤노트9)보다 2배 빠른 판매 속도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한층 진화한 S펜이 한몫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갤노트10에 S펜을 허공에서 시계 방향으로 돌려 카메라 줌을 당기거나 옆으로 움직여 동영상을 넘기는 원격조종(에어액션) 기능을 선보여 젊은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갤노트10의 S펜 개발을 총괄한 박주완 연구원은 "길이 10㎝, 굵기 5㎜의 가느다란 S펜 속에 스마트폰 못지않은 고도의 첨단 기술을 적용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노트 시리즈가 10여 차례 나오는 동안 S펜도 진화를 거듭했다. 겉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내부에 탑재된 기술이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 2011년 나온 갤노트1은 펜촉과 스프링, 막대 형태의 펜 껍데기가 전부였다. 이후 세대를 거듭하며 스마트폰의 자기장을 감지하는 S펜 내부 코일이 더 촘촘해졌고, S펜의 동작을 감지하는 자이로센서·가속도센서와 블루투스(근거리통신)를 위한 안테나 등이 들어가면서 이제는 내부에 빈 공간이 없을 정도로 가득 찼다고 한다. 노트10에서는 원격조종 센서 가동을 위해 손톱보다 작은 초경량 배터리까지 S펜 끝부분에 들어갔다. 박상휘 연구원은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인한 개발 시간 확보가 어려운 와중에도 수백명의 기술자들이 부족한 시간을 쪼개가며 매달린 끝에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노력으로 S펜이 초기에는 256단계의 필압 구분이 가능했던 게 현재는 4096필압까지 감지할 정도로 정교해졌다"고 말했다.

S펜은 원격조종이 가능해지면서 기능면에서 필기·그림 위주에서 벗어나 다양한 변주(變奏)가 가능해졌다. 권시온 연구원은 "S펜을 위로 빠르게 올리는 동작을 감지하는 기능을 이용해 낚시 게임을 하는 식으로 모바일 게임과 연동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주완 연구원은 "S펜에 카메라를 넣는다거나 더 굵어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앞으로는 진짜 종이에 쓰는 질감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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