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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사이언스 샷] 연약한 해파리 살살 잡는 부드러운 로봇손가락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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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m 깊은 바다에는 다양한 해파리가 산다. 이렇게 깊은 곳은 사람이 잠수할 수 없어 탐사 로봇을 보내 관찰해야 한다. 하지만 연약한 해파리를 딱딱한 집게팔로 잡다가는 상처를 주기 십상이다. 미국 과학자들이 이 문제를 해결할 답을 찾았다. 사람 손보다 훨씬 부드러운 로봇 손을 개발한 것이다.

하버드대 위스연구소와 뉴욕시립대 공동 연구진은 지난달 28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로봇 손가락 6개로 해파리를 잡는 모습 〈사진〉을 공개했다. 로봇손이 해파리에 다가가면 국수 가닥 같은 손가락들이 오므라들어 붙잡는 방식이다.

조선비즈

/미 하버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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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손가락은 면발이 납작한 스파게티인 페투치네를 닮았다. 잘 휘어지는 실리콘 소재로 만들었으며 내부에는 물이 오가는 통로를 뒀다. 손가락 안쪽 면에는 실리콘보다 딱딱한 나노섬유로 코팅했다. 물이 안쪽 통로로 주입되면 부드러운 실리콘 재질의 바깥쪽이 딱딱한 안쪽보다 더 잘 늘어난다. 자연 손가락은 안쪽으로 휜다. 물을 주입했다 뺐다 하면서 손가락을 오므리거나 펼 수 있는 것이다.

손가락이 오므라들 때 압력은 0.0455킬로파스칼에 불과하다. 이는 사람의 눈꺼풀이 움직이는 힘보다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치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지금까지 해양생물을 잡기 위해 개발된 집게 중 가장 부드러운 것이 1킬로파스칼 정도였다.

연구진은 먼저 실험실 수조에서 실리콘으로 만든 인공 물고기를 잡는 실험을 했다. 이를 통해 로봇 손가락을 오므리는 최적의 각도와 속도를 알아냈다. 이후 보스턴의 뉴잉글랜드수족관에서 골프공 크기의 보름달물해파리, 파랑해파리, 문어해파리들을 붙잡는 실험에 성공했다. 로봇손에 붙잡힌 해파리는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았다.

해파리는 몸의 95%가 물이다. 과학자들은 나머지 5%를 연구해 유전자 기능을 눈으로 보여주는 녹색형광단백질을 찾아냈다. 또 해파리가 환경이 나빠지면 나이를 거꾸로 먹는 역분화를 한다는 사실에서 노화를 막을 단서도 찾고 있다. 해파리를 잡는 로봇손은 이런 연구에 없어서는 안 되는 장비이다. 지난해 연구진은 해파리를 잡는 12면체 모양의 로봇손을 개발하기도 했다. 오각형 판들이 붙어 있는 손가락을 오므리면 마치 축구공처럼 해파리를 가두는 12면체가 되는 방식이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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