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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법원 “종교활동 금지도 박해”…‘기독교 개종’ 이란인 난민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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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인정 취소소송 1심 승소

앞선 두 차례는 2심서 ‘파기’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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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들어왔을 때 기독교를 접한 뒤 개종한 이란인을 ‘난민’으로 인정한 1심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난민신청자가 본국에서 과거에 박해당한 경험이 없다고 하더라도 종교활동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상황 자체가 박해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7단독 김병훈 판사는 이란인 ㄱ씨가 서울출입국·외국인청장을 상대로 낸 난민 불인정 결정 취소소송 1심에서 최근 ㄱ씨 승소 판결을 내렸다. 외국인이 법원에서 난민으로 인정받는 비율은 1% 미만이다.

난민은 인종·종교·정치적 의견 등을 이유로 생명이나 자유가 위협받을 우려가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난민으로 인정되려면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에서 정한 ‘박해를 받게 될 것이라는 충분히 근거 있는 공포’가 입증돼야 한다.

ㄱ씨는 출입국당국이 박해의 공포가 없다는 이유로 난민으로 받아주지 않자 소송을 냈다. ㄱ씨는 어린 시절부터 이슬람교를 신봉했지만 2006년 한국에 입국했을 때 교회 예배에 참석하면서 기독교를 믿기 시작했다. 2015년부터는 이란에서 기독교 모임에 참여하고 세례를 받았다. 사건은 그해 12월 발생했다. ㄱ씨 주장에 따르면 예배 도중 검은 옷을 입고 마스크를 쓴 이들이 들이닥쳐 ㄱ씨를 체포했다. ㄱ씨는 폭행·고문과 죽이겠다는 협박을 당했고, 44일간 구금된 후 석방됐다고 했다. 그 이후에도 길에서 누군가가 “너는 신의 적이다”라고 말하면서 어깨를 가격했다고 했다. 두려움을 느끼고 이란을 떠나 한국으로 왔다는 게 ㄱ씨 말이다.

재판부는 박해를 당했다는 ㄱ씨 주장에 신빙성이 있고, 기독교 신앙을 가진 ㄱ씨가 이란으로 돌아갈 경우 박해를 받을 것이라는 공포가 있다고 인정했다. 이란에서 이슬람 배교는 사형에 처해질 수 있는 범죄이고, 정부 차원에서 교회를 공격하거나 목사들을 구금한다는 유엔난민기구 등의 조사 자료도 고려됐다.

또 재판부는 ㄱ씨가 과거 박해를 받은 사실이 없다 하더라도 ‘장래 박해를 받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봤다. ㄱ씨가 이란으로 돌아가 금식·기도 등 이슬람교의 종교의식을 하지 않으면 기독교 개종이 곧바로 드러날 것이고 그 결과 이란 정부로부터 박해를 받을 게 명백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이란에서 기독교 신자의 자유로운 종교활동을 금지하는 것도 박해라고 했다. 재판부는 “ㄱ씨가 이란으로 돌아갈 경우 기독교의 종교의식을 공개적으로 자유롭게 행할 수 없게 됨으로써 그 자체로 박해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어 “ㄱ씨가 (박해를 받지 않기 위해) 종전처럼 이슬람교의 종교의식을 그대로 행해 기독교 개종 사실을 숨길 수 있다 하더라도, 내면의 신앙심에 반해 기독교도임을 숨기고 생활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종교활동의 자유를 포기하게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그 자체로 박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국제인권규약들이 선언하는 종교의 자유에 대한 권리에는 종교를 변경할 자유뿐만 아니라 종교를 표현할 자유도 포함된다.

이 같은 판단은 앞서 기독교 개종 이란인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은 두 차례의 2심 재판부 판결과 상반된다. 기독교 개종 이란인을 난민으로 인정한 1심 판결들은 2심에서 파기돼왔다. 2심 재판부들은 이란에 기독교 신자들을 차별하는 분위기가 있다고는 인정하면서도 신자들이 적극적인 종교활동을 하지 않으면 박해를 당하지 않아 괜찮다는 논리를 댔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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