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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아시아초대석]임일순 "대형마트 위기탈출 해법, 새로운 질적 경험 제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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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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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유통 핵심은 데이터 경영·지역밀착
커뮤니티몰 '코너스' 통해 관계성 강화
개인창고서비스·공유오피스 등도 추진


[대담=이초희 소비자경제부장, 정리=아시아경제 성기호, 이지은 기자] "온라인이 득세하는 지금의 시점이 지나면 미래 유통은 누가 더 질적으로 높은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장을 만드냐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지역 내에 있는 커뮤니티와의 관계성을 확보하면서 질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지역 밀착형 커뮤니티 몰 '코너스(CORNERS)'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대형마트 위기론에 대한 질문에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대한민국의 온라인 침투율은 전 세계에서 이미 최고"라며 현 상황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현재를 넘어 미래에 있었다. 임 사장은 인터뷰 내내 미래 유통의 핵심 과제는 누가 더 질적으로 높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상황만 보면 모든 고객이 모바일 세상 안에서 생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소비자의 요구도는 높고 다양하기 때문에 온라인만으로 만족감을 주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임 사장은 미래 유통의 핵심 역량으로 '데이터 경영'과 지역 밀착형 커뮤니티 몰 '코너스'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주민들을 위한 개인 창고 서비스 '셀프스토리지'와 공유 주방, 공유 오피스 등 기존에 대형마트가 하지 않던 사업도 추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는 "코너스를 통해 지역 커뮤니티 관계성을 확보하며 경험의 질적 향상을 이끌어낼 것"이라며 "또한 데이터 경영을 통해 고객을 더 잘 이해하고, 소통하면서 궁극적으로는 다른 차원의 고객 경험을 이끌어내는 새로운 역량을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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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이 8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홈플러스 원천점을 방문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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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22년 '신선식품 전문가' 자부
당일배송 끝단계까지 최상 신선도 유지
새벽배송시장 진출 놓고 다양한 검토


-전국 140개 점포에 물류 센터 기능을 더해 '온오프라인 통합'과 '당일 배송'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신선 전문가다. 전문가이기 위해서는 시즌별, 종목별로 상품을 알고 있어야 한다. 제과나 음료를 판매하는 것과 달리 신선식품의 우수한 품질을 온전하게 고객에게 가져다주는 데는 상품의 역량이 반이고 상품을 다루는 운영 역량이 반이다. 홈플러스는 22년간 이러한 일을 해왔다. 고객이 일관되게 신뢰할 수 있는 우수한 품질의 상품을 지속적인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공급하는 것이 관건이라 할 수 있다. 홈플러스는 유통 전 과정의 콜드체인 완비와 엄격한 관리를 통해 상품의 품질과 신선도를 최상으로 유지할 뿐만 아니라 온라인 배송 끝 단계까지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최적의 운영을 선택하고 있다.


-국내에서 새벽배송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정부 규제로 새벽배송이 쉽지 않은 상황인데.

▲홈플러스는 점포 기반의 온라인 물류를 수행하다 보니 정부 규제로 새벽배송시장에 진출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임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새벽배송의 본질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새벽배송의 장점은 아침밥, 그리고 신선도가 아닌 배송의 편의성이 아닐까 생각한다. 새벽배송의 경우 이르면 새벽 1시부터 배송이 시작돼 아침 7시까지 길게는 무려 6시간 동안 상온에 지속해서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새벽배송에서 냉동ㆍ냉장품의 온도를 지키기 위해 쏟아붓는 과포장 역시 환경적 측면뿐만 아니라 비용적 측면에서도 염려되는 부분이다. 물론 새벽배송시장 진출 등에 대해서는 계속 염두에 두고 다양하게 검토를 지속할 계획이다. 이는 고객이 요구하는 조건을 우리가 지켜보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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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경쟁력은 결국 원가구조 문제
스페셜 점포, 적은 규모 스태프로 운영
운영혁신 통해 가성비 만족까지 도전


-대형마트시장에서 저가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수익성 확보를 위한 전략이 있다면.

▲홈플러스 스페셜에서 집중하는 것은 운영 혁신이다. 대형마트의 경쟁력이 문제가 된다면 우리의 원가 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또 과거에 문제가 없었다 하더라도 고객의 요구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잃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직원을 덜 쓴다고 해서 원가가 절감되는 것이 아니다. 스페셜 점포의 경우 기본적으로 한 점포에 요구되는 스태프 수가 훨씬 적은 수준의 유닛으로 운영이 가능한 모델을 만들었다. 직원들에게 더 일하라는 것이 아니라 지금과 같은 노동 강도로 일을 해낼 수 있도록 수없이 많은 것을 바꿨다. 중요한 점은 이를 통해 가격에 투자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고객들은 더 많은 요구와 주문을 하게 될 텐데, 운영 혁신을 통한 원가 구조 개선만이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대형마트는 자체브랜드(PB) 상품 전성시대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홈플러스의 PB 전략 전개 방향은.

▲홈플러스의 PB 전략을 설명하려면 글로벌 소싱을 빼놓을 수 없다. 상품 차별화 측면에서 좋은 제품을 경쟁력 있게 들여오는 것이 필요하다. 홈플러스는 과거 테스코의 경험도 있지만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한국에서 유럽을 가장 잘 아는 유통업체일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다.

우선 올해 1월 아시아 최초로 가입한 유럽 최대 유통연합 EMD과 손잡고 유럽의 매력적인 품질의 상품을 국내에 대대적으로 선보여 '유럽 상품=홈플러스'라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각인시킨다는 방침이다. 또 세계 최대 아웃소싱업체 리앤펑, 베트남 최대 유통사 빈커머스 등과도 협업을 강화해 2021년까지 전체 글로벌 소싱 규모를 1조원대로 키우고, 글로벌 소싱을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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