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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Tech & BIZ] 한국 반도체 주춤한 사이… 美·中 공격적 투자로 맹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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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미국 마이크론사의 16Gb DDR4 D램 모듈. /마이크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미국 업체의 매서운 추격을 당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기술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고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도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중국 반도체 기업 칭화유니그룹(淸華紫光)은 2일 자회사인 YMTC를 통해 64단 3D(입체) 낸드 플래시 메모리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달 28일 "올해 내 충칭시 양장(兩江)에 D램 반도체 생산 공장을 착공하겠다"고도 밝혔다. 이 공장은 이르면 2021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수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 생산 시설뿐 아니라 반도체 연구·개발(R&D)센터와 사업본부까지 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중국 기업이 메모리 반도체 주요 제품을 자력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며 "한국 기업과 기술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반도체 업계는 중국이 미국과 무역 분쟁으로 반도체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반도체 '자력갱생'을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유독 반도체 기술에서 상대적으로 발전이 느린 편이었다. 작년 중국이 수입한 반도체 제품은 3120억6000만달러(약 378조원)로 이 중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수입액이 39%(1230억6000만달러)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최근 칭화유니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이 공격적인 투자로 반도체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도 오는 2025년까지 자국 반도체 제품의 자급률을 현재 10%에서 70%까지 끌어올리겠다며 막대한 지원을 기업에 쏟아붓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3위 D램 기업 미국 마이크론도 과감한 투자로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최근 싱가포르에 3D 낸드플래시 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대만 타이충에 차세대 D램 생산을 위한 A3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론은 이 공장에서 내년 4분기부터 D램 양산을 시작한다. 시장 수요에 따라 D램 생산 라인을 한 개 추가로 건설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최근 메모리 시장 부진 여파로 관련 업체들이 감산에 들어가거나 설비 투자를 줄이는 것과 정반대로 나아가는 것이다.

한국과의 기술 격차도 차츰 줄이고 있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10㎚(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16Gb(기가비트·10억비트) DDR4(4세대 이중 데이터 전송) D램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3월 같은 사양의 3세대 제품을 발표한 지 5개월 만에 이를 뛰어넘는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마이크론 측은 "이 반도체는 이전에 발표된 (삼성전자의) 8Gb DDR4 제품보다 전력 소모가 약 40% 적다"고 밝혔다.




최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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