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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미얀마에 울려퍼진 '진혼곡'…文대통령, 순국사절 추모비 참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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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비 건립 후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참배

강경화·김현미·김현종 등 우리측 수행원단, 국화꽃 헌화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얀마 네피도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윈 민 미얀마 대통령과 의장대 사열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9.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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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곤=뉴스1) 최은지 기자 = 미얀마를 공식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4일 오후(현지시간) 미얀마 옛 수도 양곤의 아웅산 묘역에 건립된 '대한민국 순국 사절 추모비'를 찾아 참배했다.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미얀마 순교자 묘역과 테러 현장을 참배한 적은 있지만, 2014년 건립된 순국 사절 추모비를 방문한 것은 우리나라 대통령으로 처음이다.

행사는 비가 내리는 현지 날씨와 교통 사정으로 예정된 시간보다 45분 정도 늦게 진행됐다. 문 대통령 내외는 먼저 아웅산 순교자 묘역에 헌화했다.

이어서 문 대통령 내외는 대한민국 순국 사절 추모비에 헌화한 후 분향했다. 강경화 외교·김현미 국토부 장관,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김연명 사회수석과 비서관 등 우리 측 수행원단은 각각 국화꽃 한 송이를 놓아 헌화했다.

문 대통령 내외가 구령에 맞춰 묵념하자 나팔수가 진혼곡을 연주했다. 이어서 문 대통령은 추모비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추모비를 유심히 살폈다.

1983년 10월 9일 북한 공작원의 폭탄 테러로 서석준 부총리 등 대통령 순방 외교사절과 기자 등 수십 명이 사망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당시 참배 예정 시간이었던 10시보다 30분 정도 늦게 도착했다. 그에 앞서 우리 정부 측 수행원단이 행사 예행연습을 위해 먼저 도착했고, 애국가가 울리자 북한 공작원은 행사가 시작된 것으로 착각해 미리 설치한 폭탄을 터뜨렸다.

당시 수행원단이었던 서석준 부총리와 이범석 외무부 장관, 김동휘 상공부 장관과 이중현 동아일보 기자 등 한국인 17명과 미얀마인 7명이 사망, 현장에 있던 50명이 큰 부상을 입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미얀마와 단교했으며 2007년 4월에서야 복교됐다.

희생된 순국 사절 17명 모두 국가사회발전특별공로희생자로 국가보훈처에 국가유공자로 등록됐다. 순국 사절 추모비는 국가보훈처 현충 시설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대한민국 순국 사절 추모비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이루기 위한 대한민국 국민의 염원을 담아 2014년에 건립됐다. 2014년 추모비 제막식에는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이 참석했다.

추모비는 테러가 발생한 아웅산 국립묘지의 북문 입구 경비동 부지(258㎡)에 설치됐다. 가로 9m, 높이 1.5m, 두께 1m 크기의 이 추모비는 벽 모양의 형태로 추모비 사이의 틈을 통해 100m 정도 떨어진 테러 발생 현장이 보이도록 설계됐다.

추모비는 제주의 무덤 형식인 '산담'에서 착안해 'ㅁ'자로 만들어졌다. 같은 시각 한곳에서 순국한 만큼 각각의 비석이 아닌 하나의 큰 비석으로 설계됐다. 서로 다른 17개의 면으로 이뤄진 흰색 바닥은 17인의 순국자를 나타낸다.

추모비가 위치한 순교자의 묘역은 아웅산 장군 유해가 안장돼 있어 외국인 추모 시설 건립에 반대 목소리도 있었으나, 떼인 세인 당시 미얀마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미얀마측이 협조 의사를 밝혀 건립이 추진됐다. '대한민국 순국 사절 추모비'는 미얀마 건국 이래 최초의 외국인 추모 시설이다.
silverpa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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