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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채권시장 10월 경 금리인하 감안..더 달리기는 애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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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사진=이주열 총재, 촬영=한아란 기자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한국은행 금통위가 30일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또 예상대로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도 나왔다.

지난 7월 금리인하가 '선제적'인 선택이었기 때문에 한은이 향후 상황을 지켜볼 필요성을 느끼면서 이번엔 금리를 유지했다.

하지만 금통위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인 조동철·신인석 금통위원이 연속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이들의 바램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10월 정도에 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예상은 강하다.

A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금리 동결과 소수 의견이 채권시장의 컨센서스이긴 했다"면서 "하지만 시장은 1명 정도 소수의견을 기대했는데, 이날 인하 주장이 2명 나온 것은 10월 금리인하를 당연시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 이주열 총재, 상황 보면서 인하 타이밍 잡겠다는 스탠스..10월 정도 금리 내릴 듯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언론간담회에서 "향후 통화정책은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며 추가 완화 여부는 앞으로 입수되는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이른바 'R(Recession, 경기침체)의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금리를 동결한 이유와 관련해선 "대외 여건 상황과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쉬었지만, 글로벌 경기 상황을 볼 때 4분기(10월 혹은 11월)에는 금리를 내릴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 총재는 "미·중 무역분쟁이 타결되지 못하고 점차 악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각국이 자국 우선원칙에 따라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함에 따라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브렉시트를 둘러싼 움직임, 일부 유로존 국가에서의 포퓰리즘 정책, 일부 신흥국 금융위기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동시다발적으로 작용하다 보니 세계경제에 침체 가능성, 소위 R의 공포가 부쩍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여력이 축소되긴 했지만, 앞으로의 경제 상황에 따라서 필요시 대응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통화정책 여력은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 내릴 수 있다는 메시지는 준 것이다.

이 총재가 물가가 낮게 나오는 이유로 '기저효과'를 언급하고 디플레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매파적 성격의 발언을 하기도 했지만, 연내 1차례 인하 가능성은 높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명의 소수의견은 상당히 비둘기적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라며 "한은이 물가가 추후 반등할 것이라고 했으나 한은의 물가전망은 상향 편향돼 있어서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물가가 오를 수 있는 유일한 요소는 환율 상승"이라며 "하지만 환율은 경제가 망가질수록 오르기 때문에 물가상승을 금리인상과 결부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부의 대규모 예산 편성은 내년부터 쓰이는 돈이기 때문에 당장은 통화정책, 즉 10월 금리인하로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이 총재 발언은 시장의 예상 수준이었다"면서 "물가 얘기 등을 하면서 약간 매파적인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10월 금리 인하 예상이 무난하다는 점을 보증해주는 회의 같았다"고 평가했다.

C 자산운용사의 한 운용역은 "어차피 모두가 4분기 인하는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인하 주장이 2명이나 나온 것도 그렇고, 이 총재 발언도 그렇고, 10월이나 11월 인하가 기정사실이 되긴 했다"고 밝혔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날 금통위는 연내 추가 인하를 예상하는 시장 기대를 훼손하지 않았다"면서 "내년 재정 확대 실행까지 통화정책 역할을 고려해 한은은 10월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 10월 기준금리 1.25% 기정사실화라고 해도..실효하한과 성장률 등 보면서 레벨 고민

이자율 시장은 7월 금리인하 이후 4분기 추가 인하를 당연시하면서 움직여왔다.

국고3년과 5년 금리 등은 현재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내렸을 때의 레벨보다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잠시 동안 국고채 중장기 테너 전 구간이 1.1%대 금리 이하에 머물기도 했다.

이제 10월 금통위(10월 16일) 시점까지 1달 반 가량 기다려야 한다. 투자자들 사이엔 완연한 가을날 한은이 다시 한번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면서 어떻게 대응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D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 둘이 나오면서 증권사 숏 베팅의 커버수요가 나와 가격이 오르는 듯하다가 다시 되밀렸다"면서 "장이 계속 못 강해지는 건 어차피 연내 1차례 금리인하만 남아 더 강해지기도 애매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10월에 기준금리를 1.25%를 맞이한다고 해도 연말까지 매수해서 버티기가 만만치 않다"면서 "대략 투자자들은 밀리면 사자는 정도의 태도로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준금리는 지난 2016년 6월 사상 최저인 1.25%로 인하된 바 있으며, 이제 조만간 이 수준으로 내려갈 듯하다. 다만 시장금리가 이를 반영한 상태에서 기준금리의 유효하한이 어느 수준일지 궁금하다는 반응들도 보인다.

이날 이 총재가 '어느 정도 인하 여력은 있다'고 밝히면서 일단 1% 정도는 열어두는 것 아닌가 하는 추론들도 보였다.

이 총재는 "필요시 대응할 수 있는 어느 정도 여력이 있다"면서도 "원론적으로 말해 실효하한 밑을 내리는 것은 당연히 신중해야 한다. 다만 실효하한이 어느 정도인지 판단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E 증권사의 한 딜러는 "실효하한이 0.5~1% 사이 어디에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런데 금통위 내 비둘기파들과 이 총재의 하한에 대한 생각이 다를 수 있다"면서 "다만 10월 인하 이후 얼마나 더 내릴지 애매한 측면 때문에 시장이 강하게 달리는 데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F 증권사의 한 딜러는 "10월에 기준금리를 1.25%로 내린다고 하자. 현재 국고10년 금리가 1.27% 수준"이라며 "러프하게 말해서 한국이 10년간 1.25% 정도만 성장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한국경제의 미래가 없다고 하더라도 솔직히 다들 나라 경제를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 아닌지 의심이 된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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