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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시설이 점령했던 남양주 수락산 계곡, 시민 정원으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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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청학리 수락산 계곡. 올해 초까지만 해도 계곡을 온통 뒤덮다시피 했던 불법 시설물이 싹 치워졌다. 수영장, 물가 자리 평상·좌대, 음식점 등의 불법시설이 보이지 않았다. 계곡 물길을 가로막았던 물막이 시설도 온데간데없었다. 대신 제 모습을 드러낸 계곡에선 맑은 계곡수가 막힘없이 흘러내렸다. 주변엔 임시 화장실도 보였다. 탁 트인 물가 그늘 자리에는 계곡을 찾은 시민들이 앉아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계곡 가장자리 물속에서는 피라미도 눈에 띄었다.

남양주시가 불법 시설물에 점령되다시피 했던 하천과 계곡을 정비해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기 시작한 현장의 모습이다. 현장을 안내한 용석만 남양주시 생태하천과장은 “시는 주요 4개 하천과 계곡의 불법 시설물 철거 작업을 최근 1차로 완료한 데 이어 주변 상가 건물을 매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하천과 계곡을 정비한 뒤 시민공원으로 만들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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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을 불법 점령하고 있던 수영장이 철거되고 원래의 자연을 되찾은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청학리 수락산 계곡의 지난 19일 모습.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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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시의 ‘하천 정원화 사업’ 현장 가보니



그는 “앞서 시는 지난 3월부터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주요 하천과 계곡의 불법 영업 시설과 구조물 철거에 나서 지난달 초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별내면 청학천(수락산 계곡), 오남읍 팔현천(은항아리 계곡), 와부읍 월문천(묘적사 계곡), 수동면 구운천(수동 계곡) 등 4개 하천과 계곡의 82개 업소가 설치한 불법 시설물 1105개와 2260t의 폐기물을 철거했다.

이들 하천과 계곡은 그동안 불법 시설이 난립해 휴가철은 물론 평상시에도 시민과 관광객들이 물가에서 마음껏 쉴 수 없었다. 게다가 이들 불법 시설물로 인해 환경 파괴와 오염이 지속돼 왔다. 이에 철거해달라는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불법 시설물은 현장지도 단속 때만 잠시 문을 닫았다가 곧바로 영업을 재개하는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이뤄지지 않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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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한 남양주시장과 시 관계자들이 지난 18일 불법 시설물 철거가 완료된 별내면 수락산 계곡을 찾아 피서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남양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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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남양주시는 지난해 말부터 ‘무관용 원칙’을 업주들에게 알리며 강력한 단속 의지를 갖고 정비에 나섰다. ‘불법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는 일관된 정책 기조를 업주들에게 통보한 것도 주효했다. 그리고 외압에 굴하지 않고 불법 사항을 단속하겠다고 천명하며 하천과 계곡 복원 사업을 벌였다. 시는 이후 현장 토론회와 주민설명회, 업주 1대1 면담 등을 통해 자진 철거를 유도했다. 자진 철거할 경우 장비를 제공하고, 고발하지 않겠다는 당근책도 제시하며 업주들을 설득했다. 이에 대부분 업주는 자진 철거했고, 일부는 버티다 강제 철거당했다.



조광한 남양주시장 “‘힐링 공간’으로 만들 것”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하천 정원화 사업’을 통해 하천 내 불법 행위를 지속해서 감시하고 단속해 깨끗한 하천을 시민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시장은 “불법 시설물을 철거한 자리는 정비 작업을 마치는 대로 내년까지 산책길, 운동시설, 화장실, 진입 계단 등을 설치하고 연중 깨끗하게 만들어 시민들에게 리조트에 온 것 같은 ‘힐링 공간’을 만들어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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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변에 불법 시설물이 가득했던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 은항아리 계곡의 과거 모습. [사진 남양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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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변 불법 시설물이 철거된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 은항아리 계곡의 현재 모습. [사진 남양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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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 년 만에 하천과 계곡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사례에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최근 실·국장회의에서 남양주의 하천 정원화 사업을 경기도 전 시·군에 적용해 내년부터는 경기도 지역 하천과 계곡에서 불법 사항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도록 지시했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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