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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규제 실익 적은 소재만 시한부 허가…속도조절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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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레지스트 수출 추가 허가 배경

수출금지 아닌 ‘관리’ 명분 쌓기…불화수소는 아직도 허가 안 해

소재 수급 불확실성은 진행형

일본이 반도체 3대 소재 수출규제 조치를 취한 지 50여일 만에 두 차례에 걸쳐 포토레지스트 수출 허가를 내준 의도에 대해 정부와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 규제의 실익이 크지 않은 일부 소재의 수출만 골라 허가하면서 ‘완전히 수출을 막은 것이 아니다’라는 명분을 쌓고, 동시에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는 속도조절에도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달 1일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품목으로 지정했던 반도체 핵심 소재 중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지난 7일에 이어 두 번째로 허용했다. 이번에 수출을 승인한 제품은 삼성전자 주문을 받은 일본 JSR 제품으로 알려졌다.

당초 포토레지스트는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제로 바뀌면서 수출심사 기간이 90일로 늘었는데 이보다 빨리 수출이 승인된 것이다. KB증권은 이번 조치로 삼성전자가 향후 사용할 포토레지스트 9개월치를 확보했을 거라고 추정했다.

일본이 포토레지스트를 골라 수출 승인을 내준 것은 한국 반도체 산업에 영향이 크지 않은 소재의 수출 허가 사례를 쌓아 ‘수출 금지가 아니라 수출 관리’라는 기존 명분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수출규제 품목에 올린 EUV용 포토레지스트는 현재 한국의 주력제품인 메모리반도체가 아니라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미래 산업인 시스템반도체의 핵심 소재다.

문병기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포토레지스트는 미래 주축이 될 시스템반도체의 핵심 소재지만 지금 당장의 반도체 생산과는 큰 관련이 없어 일본 입장에서는 수출규제의 실익이 제한적인 소재”라며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허가해 수출 금지가 아닌 전략물자 수출 관리 강화라는 명분을 챙기는 동시에 자국 산업에 대한 악영향 우려, 악화된 국제 여론도 고려한 유화 제스처를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은 현재 반도체 공정에 널리 쓰이는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수출 허가를 한 건도 내주지 않았다.

일본이 지금까지 수출 2건을 허가했다고 해서 국내 반도체 소재 수급의 불확실성 문제가 해소된 것도 아니다. 이번에는 심사기간 내에 수출 허가가 나왔지만 언제든지 수출 허가를 지연시키거나 불허할 수 있는 카드를 일본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KB증권은 “두 번째 수출 허가는 일본 수출규제의 속도조절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21일 외교장관회담과 24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을 앞둔 상태에서 나온 조치라 불확실성은 남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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