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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보조금 놓고 소·방·대 눈치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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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예약했는데 펑(취소) 당했네요."

지난 18일 '뽐뿌'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런 글들이 올라왔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갤노트)10을 싸게 살 수 있는 대리점을 찾아 힘들게 사전 예약했는데, 갑자기 '예약 취소'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공시지원금보다 더 많이 주는 불법 보조금을 조사할 조짐을 보이자, 일부 대리점이 예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이다.

갤노트10을 놓고 조금이라도 스마트폰을 싸게 사려는 소비자, 기왕이면 스마트폰을 많이 팔려는 통신사와 대리점, 불법 보조금 행태를 감독하는 방송통신위원회 간의 눈치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통신업계는 20일 갤노트10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확정하고 본격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뜨겁게 달아올랐던 사전예약

지난 13일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는 공동 입장문을 내고 '판매 사기 주의보'를 발동했다. 통신사가 예고한 공시지원금(28만~45만원 선)을 크게 벗어나 10만원 이하에 갤노트를 살 수 있다는 대리점이 등장했는데, 이는 불법 지원금 지급을 약속한 뒤 종적을 감추는 '먹튀 사기'일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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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갤노트10 공개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8만원에 갤노트10을 예약했다는 사례가 등장했다. 개통 시작일(20일) 전에 미리 기기를 받았다는 게시물도 올라왔다. 일부 판매점은 공식 사은품 이외에 상품권 등 30만원 상당의 추가 리베이트까지 내걸었다. 갤노트10의 정가는 124만8500원, 10플러스는 139만7000원(256GB 모델)과 149만6000원(512GB 모델)이다.

일부 대리점이 갤노트10을 10만원 이하에 내놓을 수 있는 것은 불법 보조금 행태의 하나인 '페이백' 때문이다. 정해진 공시지원금 이상의 돈을 대리점들이 임의로 주는 것은 단통법 위반이다. 19일 현재 통신 3사가 갤노트10에 내건 예고 지원금은 가장 비싼 요금제 선택 시 42만~45만원이다. 정상적이라면 소비자는 갤노트10 정가에서 이 지원금을 뺀 80만원 정도를 기기 값으로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대리점은 소비자가 80만원을 내고 갤노트10을 사면, 나중에 70만원을 돌려준다고 약속하는 행태(페이백)로 영업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대리점이 판매를 잘하면 인센티브 형식으로 장려금을 주는데 이 돈으로 나중에 소비자에게 돌려준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지만 이러한 페이백은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며 "나중에 통장에 돈을 넣어주겠다고 해놓고 종적을 감추는 '먹튀' 형태의 판매 사기가 자주 일어난다"고 했다.

◇방통위 감시 속에 통신 3사 자제

방통위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통신업체 관계자는 "방통위가 실태 파악에 나설 것이란 얘기가 시장에 퍼지자, 일부 대리점은 불법 보조금으로 고객을 유치하는 걸 자제하고 있다"며 "지난주 받은 사전 예약을 취소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 4월 국내 첫 5G폰인 '갤S10 5G' 출시 때만 해도 5G 활성화를 위해 방통위가 제대로 단속에 나서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최근 통신 3사의 수익 하락도 한몫했다. 올 2분기 실적 발표를 보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3228억원, 2882억원, 148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27.8%, 29.6%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4월부터 5G폰 보조금 경쟁을 벌이다 마케팅 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이 큰 영향을 줬다"며 "이 때문에 일단 갤노트10에 대해선 보조금 경쟁을 갤S10 5G 때보다 자제하려는 분위기"라고 했다.

통신 3사는 20일 갤노트10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확정한다. 일단 공시하면 1주일간은 이 금액만큼만 지원할 수 있다. 통신 3사는 지난 4월 갤럭시S10 5G 개통 때 40만~78만원을 지원했지만, 갤노트10에 대해선 일단 이보다 약 20만~30만원 적게 지원금을 정하겠다고 예고했다. 업계에선 "20일 실제 공시지원금도 현재 예고한 수준에서 큰 차이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나온다.

김성민 기자(dori238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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