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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7위안'이 안겨준 긴장감..금융시장 향후 '양방향 크게 열린' 변동 장세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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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그래프=6일 장중 달러/원 환율 움직임 (코스콤 CHECK)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최근 주가와 원화값 급락, 채권가격 급등이라는 안전자산선호 장세가 이제 가격의 상하방이 모두 열린 변동성 장세로 전환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주식시장에선 이날 코스피지수가 장중 1900선 밑으로 하락하다가 낙폭을 상당폭 만회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개장 후 10분이 되기전 1891.81선까지 폭락한 뒤 하락폭을 줄이면서 올라왔다. 코스닥도 장 초반 540.83까지 5% 넘는 폭락세를 나타내다가 장중 전일 종가 위로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지수의 추가 상승이 막히면서 다시 하락하는 등 변동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발표로 달러/원은 1223원까지 급등하다가 전일종가를 하회했다.

주식, 원화값 약세를 보면서 크게 랠리를 벌였던 채권가격은 하락했다. 국고10년 금리가 1.20%까지 하락하다가 1.20%대 후반 수준으로 밀리기도 했다.

■ 트럼프의 환율전쟁과 위안화 환율 '7'이 안겨준 긴장감

역내외 달러/위안 환율이 마지노선인 7위안을 돌파한 가운데 미국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공식 지정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현지시간 5일 공식 성명을 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하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결정에 따라 중국이 최근 행위로 얻은 불공정한 경쟁우위를 누리지 못하도록 국제통화기금(IMF)과 논의하겠다"면서 "중국이 달러/위안의 7위안 돌파를 허용한 일은 주요 20개국(G20) 합의사항을 위반하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중국이 환율 투명성을 높아도록 촉구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엔, 스위스프랑과 같은 안전통화들은 달러에 대해 강세를 보이고 한국 원화와 같은 신흥국 통화는 약세 압력을 계속 받았다.

특히 전날 인민은행이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6.9225위안으로 고시한 뒤 파장을 키웠다. 고시환율이 6.9위안을 넘어선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었다.

이후 달러/위안이 장중 7위안을 넘자 중국은 나름 대로의 논리, 그리고 미국에 대한 항전 의지를 표명했다.

전일 이강 인민은행 총재는 "현재 환율은 경제 펀더멘털과 시장 수급을 감안했을 때 합리적 레벨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위안 환율이 7위안을 넘어선 것은 미 보호주의와 트럼프 행정부의 최근 관세 조치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세계 금융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자신의 무기인 트윗을 이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자국 통화의 가치를 거의 역대 최저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이것은 '환율조작'"이라며 "연준은 듣고 있나.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을 계속해서 약화시킬 수 있는 중대한 위반"이라고 밝혔다.

간밤 미국 시장에서 주가 급락, 국채가격 급등이 초래된 뒤 이날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얼마에 고시할지도 관심이었다. 간밤 7.1위안을 넘는 상황이 연출된 뒤 중국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을 받은 것이다.

6일 인민은행은 위안화 고시환율을 달러당 6.9683위안(0.0458위안 상승)으로 고시했다. 전일대비 0.66% 절하시킨 것이다. 중국이 환율을 7위안 아래에서 설정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

이후 위험자산들이 낙폭을 만회하고 채권금리가 오르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증권사 한 딜러는 "위안화 환율 발표 직후 시장이 방향을 헷갈려 하며 변동성을 키웠다"면서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절하했지만 7위안을 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안화 환율 '7'이라는 수치에 미국이 민감하게 대응했고 중국은 미국에 대해 맞경고를 하려다 일단 오늘 숨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위험자산 가격이 많이 빠진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은 변동성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위안화, 원화 환율 움직임 계속 주시

전일 위안화 환율이 2015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인 1.44% 오르면서 7.04위안으로 오르자 미국은 반발했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긴장감은 커졌다.

중국 당국이 7위안 용인 쪽으로 돌아서면서 미국은 중국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강수를 뒀다. 그리고 이후 중국은 절하하긴 했지만, 위안화 고시환율를 7위안 아래 쪽에서 설정했다. 하지만 이틀 연속 큰폭으로 절하됐다.

달러/위안이 7위안 위에서 등락 중이지만, 중국 당국이 속도 조절을 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는 평가나 향후 글로벌 환율전쟁이 어떤 파장을 미칠지 경계할 수 밖에 없다는 진단들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금융시장이 이제는 안전자산선호 일변도보다는 계속되는 변동성 장세에 대비해야 할 것이란 조언들이 나오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은 일단 계속해서 위안화, 원화 환율 움직임은 주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아침에 당국의 환시장 구두개입도 나왔지만 지금은 환율 움직임이 중요하다"면서 "위안화 움직임으로 금융시장 경계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그리고 한일 무역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 정부에선 걱정 없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정부가 상황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지금 시장금리 1.1%대 레벨 등은 단기간에 기준금리를 1%, 혹은 한 번에 50bp 인하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수긍을 하기 어렵다. 아울러 실질적인 주가 수준은 금융위기 때 이상으로 떨어져 있다"면서 지금은 시장의 과도했던 가격변수들이 되돌림 될 수 있어 변동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일부 금융시장 베테랑들, IMF사태 기억 소환하기도..외환안정 필요 인식 강해

이런 가운데 최근 안전자산선호 무드 속에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장의 베테랑들 사이에선 금융위기나 IMF 외환위기를 떠올리는 모습도 적지 않았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최근까지 채권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했지만, 이제 조금 겁이 난다"면서 "정부는 일본과의 싸움을 통해 정치적 지지기반만 강화하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 여건을 볼 때 한국의 신용위기가 커질 개연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 "물론 기본적인 마인드셋은 여전히 안전자산선호 쪽이다. 하지만 자칫하다가는 전반적인 위기에 빠질 수도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최근 주식, 채권, 외환시장 모두 움직임이 과도했다는 평가들도 많다. 금융시장 상황만 보면 정부 당국도 경계감을 늦출 수 없는 국면이다.

은행의 한 딜러는 "지금은 환율 안정이 우선시 돼야 하는 상황"이라며 " 달러 펀딩이 스퀴즈 나면 금융위기나 IMF사태와 같은 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일단 금융시장 상황만 보면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8월 금리인하를 거론하는데, 환율 안정의 필요성을 감안할 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본다"면서 "지금 같은 상황에서 당장 금리를 내린다는 것은 달러/원을 1250원, 1300원으로 보내겠다는 시그널로 읽힐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환율이 지금 수준에서 일단 안정된다면 주식, 채권 등이 과도했던 움직임을 좀더 되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도 이날 점검회의에서 "이주열 총재가 특별히 외환시장 안정을 강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은은 또 상황 악화 시 RP매입 등을 통해 유동성을 풍족히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중 관계가 개선된다는 보장이 없는 데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 여전히 변동성에 대비하는 모습들이 적지 않다.

자산운용사의 한 주식매니저는 "오늘 주식은 일단 나스닥 선물과 거의 동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변동성 장세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 채권딜러는 "8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지만, 환율을 볼 때 다소 과도한 기대라는 데 동의한다"면서 "다만 여전히 금리 반등은 채권 매수의 기회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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