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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미중, 한일 갈등 속 이어지는 금융시장 혼란..주가, 금리 모두 저점 찾기 만만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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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최근 미국이 9월 1일부터 중국산 수입품 잔여분 3천억 달러에 1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힌 뒤 안전자산선호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일본이 예상대로 2일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결정하면서 향후 한국경제는 이중고를 치르게 됐다는 인식이 강화됐다.

미중, 그리고 한일 갈등이 격화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심리가 극대화된 모습이다.

그간 미중, 한일 재료가 적지 않게 반영됐다는 진단들도 있었지만, 금융시장은 계속해서 변동성을 이어가고 있다. 주가지수와 금리의 저점이 어디인지를 가늠하고 있다.

■ 주가, 매도 실익 없는 지점으로 미끌어져..그래도 호재는 없다

한국금융신문

자료= 코스콤 CHECK



코스피지수 2000선, 코스닥지수 600선이 무너진 뒤에도 위험자산을 보는 시각엔 긴장감이 역력하다.

현재의 상황을 글로벌 금융위기나 리먼사태 때와 견주는 모습들도 늘어났다.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크게 얼어 붙은 데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산 물품에 대한 추과 관세 부가 발표, 일본이 한국을 백색 국가 대상에서 제외한 데 불확실성 등이 큰 영향을 미쳤다.

분석가들 사이엔 과거 주식시장이 위험을 맞이했을 때에 비춰 상황을 진단하는 모습이 적지 않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1년 9월과 2016년 2월 두 저점을 이은 선은 두 차례 큰 위기 때 기록한 저점의 추세"라며 "해당 선이 위치한 현재 값은 1,980선"이라고 밝혔다.

그는 "피보나치 수열(2008년 장중 저점과 2018년 장중 고점 기준) 38.2% 되돌림으로 계산한 코스피 저점은 1,952이고 리먼 때 PBR을 적용한 수치는 1,972"라며 저점이 가까이 와 있다고 진단했다.

또 금융위기 당시의 EPS(주당순이익)나 PER(주가수익비율) 추이를 봐도 지수가 저점에 임계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2008년 당시 이익 추정치는 하향하는 중에 주가는 W형 반등을 보였다. 눈여겨볼 사실은 1998년 때도 비슷했다는 점"이라며 "큰 위기 때마다 반복해 온 패턴이며, 이번에도 비슷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결국 1900대에서 주가지수가 저점을 형성하고 반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스닥은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이날 코스닥은 600선을 내주고 무너졌다. 특히 외부적인 문제 외에 최근 바이오주들의 '실패'가 지수의 추락을 부추겼다.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 3위 종목이었던 신라젠은 이틀 연속 하한가를 맞고 고꾸라졌다.

암 치료제 개발로 주목을 받았던 신라젠은 2017년 11월 15만원을 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지만, 실적이 받쳐주지 못한 상황에서 임상 실패 결과를 받아든 뒤 2만원 근처로 추락한 상태다.

아무튼 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만큼 추가 하락룸은 제한적이라고 보면서 현 수준에서 매도는 실익이 없다는 지적들도 적지 않다.

박승영 한화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추가 하락 폭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한다. 코스피 배당 수익률은 2.3%까지 높아져 10년 국채 수익률과의 격차 가 1.0%p에 달한다"면서 "이미 주식을 팔아도 실익이 없는 수준까지 주가가 내려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주가들이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주변 분위기는 주식시장에 큰 희망을 못 주고 있다.

이미 심리가 망가졌음을 감안할 때 심리 회복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데다 대내외 재료가 계속해서 위험자산을 압박할 수 있다.

강재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관세부과가 9월 1일 부로 실시된다 하더라도 미국 소비 경기에 직접 타격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심리가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가 시장의 예상만큼 또는 이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단행된다 하더라도 미국 경기는 둔화 국면에서 쉽게 빠져 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는 글로벌 위험자산의 펀더멘털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며, 미국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유로존 경기와의 격차가 쉽게 좁혀지지 못하며 강달러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결국 신흥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는 당분간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전략가들이 밸류에이션에 의해 지금의 주가가 '싸다'고 하더라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서 저가매수를 권하기는 어렵다는 하소연도 보인다.

증권사의 한 분석가는 "지금 미중, 한일 정치적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 누군가에게 주식 매수를 권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개인적으로는 이 수준에서 조정을 보일 경우 매수로 대응할 것"이라며 "매크로 측면에서 이번 하반기는 바닥"이라고 진단했다.

■ 위험회피 모드 속 국고채 중장기 금리 모두 1.2%대 이하로..국고3년은 1.1%대로 내달려

한국금융신문

자료=코스콤 CHECK



지난 주 역사적 최저치로 내려갔던 국고10년물 금리는 저점을 더 경신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1.2%대로 진입했다.

채권시장에선 한국의 장기 국채금리가 미래 한국 경제엔 전혀 희망이 없다는 점을 잘 여실히 보여준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국고3년 이상 중장기 구간 금리가 이젠 대부분 1.2%대에 모여있다. 국고3년은 장중 1.19%대를 기록 중이다.

미중 무역분쟁, 한일 갈등 속에 채권 투자자들 사이엔 보유채권을 적어도 팔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미국은 미국대로 중국을 치고, 일본은 일본대로 한국을 치고 있다"면서 "정부가 부품 국산화 모토를 제시하고 있지만 하루 아침에 되는 일은 아니다. 향후 경기 상황이 더 악화될 수 밖에 없을 듯하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주변 여건이 너무 불안하니 채권의 경우 아무리 강해도 팔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어쩔 수 없는 분위기가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채권금리가 최대한 내려간 후 0%대의 금리에서 채권종사자들이 생존을 모색해야 할 것이란 얘기도 하고 있다. 또 주가 급락 속에 8월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는 모습도 많아졌다.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이 분위기에서 8월 인하를 배제하기도 어렵다"면서 "올해 내에 국고3년 금리 0%대까지도 갈 수 있을 듯하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금리가 0%대로 내려가면 뭘 먹고 살아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일이 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당연히 달러/원 환율은 크게 뛰었다. 달러/원은 4일째 오르면서 이날 1200원선, 1210원선을 뚫어냈다.

달러/원은 1210원을 넘어섰으며, 장중 1218.3원까지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당국의 개입을 경계해야 하지만, 대외 상황을 감안할 때 오버슈팅을 감안해야 할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이렇게 온 이상 일시적으로라도 환율은 생각보다 많이 오를 수 있을 듯하다"면서 "일단 1230원선까지는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금융신문

자료=코스콤 CHECK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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