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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밀착카메라] 주택가 곳곳 들어선 오락·편의시설 '소음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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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크린 골프장이나 세차장, 빨래방. 집 가까이에 있으면 편리한 곳들이지요. 그런데 너무 가까워서 편리하기 보다는 고통스럽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꾸 민원이 나오다보니까 운영하는 쪽도 마음이 불편합니다.

오늘(31일) 윤재영 기자의 밀착카메라는 '소음 갈등'의 현장을 담았습니다.

[기자]

지금은 화재로 영업을 중단한 대구의 한 스크린골프장 앞입니다.

골프장 옆에는 저 뒤쪽에 보면 벽돌로 된 주택이 있습니다.

이 주택에 살던 50대 남성이 최근에 골프장에 불을 냈습니다.

골프장 소음이 시끄럽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골프장을 운영하던 부부는 큰 화상을 입고 치료 중입니다.

불을 낸 남성은 치료를 받다 끝내 숨졌습니다.

해묵은 갈등이 터졌다고 주변에서는 말합니다.

[유족 : 삼촌 방은 진짜 바로 건물이랑 1m 내외니까. 계속 말씀하셨죠 시끄럽다고. 그거 때문에 잠을 못 자겠다고.]

[이웃 주민 : 몇 번을 말렸다니까 내가. 구청에 가서 신고도 많이 하고 플래카드도 걸고. 맨날 올라가서 싸우기도 많이 싸웠다.]

건물 뒤쪽으로 와봤습니다.

이 회색 판넬로 된 건물이 골프장 건물인데요.

이 골프장 건물과 바로 옆 주택 담장 사이의 거리는 이렇게 사람 한 명이 들어가기도 비좁을 만큼 가깝습니다.

현행법상 생활 소음을 5분간 측정해 기준치를 초과하면 그 업체는 제재를 받습니다.

하지만 골프는 종목 특성상 이를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이웃 주민 : 몇 분간 같은 소리가 몇 분간 나야 되는데 (공 치는 소리가) 딱 해서 공만 멈춰 버리면 측정이 안 된다네요 이게.]

애초 골프장 위치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합니다.

[유족 : 너무 가까이 붙어 있잖아요. 허가도 처음엔 어떤 식으로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골프장 소음에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는 온라인에서 쉽게 발견됩니다.

한 스크린골프장에서 운영자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조무준/스크린골프장 대표 : 스크린 천에 맞는 소리. 여기 공간이 있기 때문에. 바깥에서 들었을 때 뻥뻥 울리는 소리가 이 소리예요.]

방음시설을 하면 소리를 줄일 수 있지만 공사비가 두 배 든다고 합니다.

[조무준/스크린골프장 대표 : 소음이라는 것은 90까지는 다운을 시킬 수 있지만 10은 진동이에요. 주거지역이 가까이 포진돼 있는 데는 좀 아니다.]

골프장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서울의 한 대형 세차장.

아파트와 빌라가 많은 동네에 위치한 한 대형 세차장인데요.

밤 11시 이후 이웃 주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일부 세척기 사용을 제한한다는 현수막이 붙어있습니다.

이 세차장이 3년 전 영업을 시작한 뒤, 민원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세차 기구 소음 때문입니다.

[세차장 운영자 : 이 소린데, 이게 이렇게 부딪히면 소리가 커지는 거죠, 이런 식으로.]

이 때문에 밤 시간에는 세척기를 못쓰도록 해놨습니다.

원룸 건물 1층에 위치한 24시간 빨래방.

이 곳도 바로 옆 건물 주민들과 소음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옆 건물 주민 : 배관이 이쪽 벽으로 돼 있는데 거기서 진짜 비행기 소음 같은 소리가 나. 우웅 하면서. 새벽 한두 시에도 계속 돌아가거든요.]

배관 위치를 정하지 못해 배관 이동 공사가 벌써 4번째입니다.

주민도 고통, 운영자도 고통입니다.

[옆 건물 주민 : 애초에 세탁소가 여기 들어왔으면 안 되는데. 방음장치 그런 걸 아무것도 안 하고.]

[빨래방 운영자 : 건물 사이가 가까워가지고, 저도 미치겠어요. 그래도 체인이라 (앞으로) 소음 안 나오게 해준다고 했는데.]

주택가에 여러 생활편의시설이 생기면서 편리함이 커진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부작용에 대해서는 아직 대비가 부족한 것으로 보입니다.

(인턴기자 : 윤현지)

윤재영, 유규열, 정철원, 김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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