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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Tech & BIZ] "주차장 찾느라 짜증났던 31분, 그 시간 해결해 주는 것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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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잡한 도심에서 주차 공간을 찾지 못해 수십 분 동안 배회하는 번거로움을 앱(응용 프로그램)으로 없애는 게 목표입니다."

18일 서울 도곡동 사무실에서 만난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마지막 삼십분의 이정선(37) 대표는 사무실 벽면에 걸려 있는 서울 지도를 가리키며 말했다. 마지막 삼십분은 주차 대행 앱 '잇차'를 운영하는 회사다. 사용자가 앱을 통해 주차 예약을 하면, 전문 주차 요원이 사용자한테서 차량을 건네받고 인근 주차장에 차를 세워주는 서비스다. '잇차'는 지난달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대표는 "IBM의 보고서를 보면 운전자들은 하루 최대 31.2분을 주차에 사용한다"며 "그 30분의 고통을 해결해주자는 목표로 회사명을 '마지막 삼십분'으로 지었다"고 했다. 광고회사에 다니던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사표를 쓰고 창업했다. "주차난이 심각한데, 이를 해결하는 서비스는 어디에도 없어 사업성이 있다고 봤다"는 게 이유였다.

조선비즈

지난 18일 서울 도곡동 사무실에서 이정선(37) 마지막삼십분 대표가 주차 대행 서비스 앱 ‘잇차’를 깐 스마트폰을 들고 있다. /장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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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금까진 공유 주차장 같은 서비스가 주차난을 해결하겠다고 나섰지만, 실제로 공유 주차장을 통해서 주차 고민을 해결한 이용자는 드물다"고 말했다. 공유 주차장들은 목적지에서 거리가 멀거나, 막상 찾아가도 이미 인근 주민들이 주차해 놓은 경우가 많아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다소 '올드'해 보일진 몰라도, 주차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사람이 나서는 '서비스'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판단이 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서비스를 위해 주차 요원의 차림새부터 바꿨다. 이 업체에는 현재 60여 명의 주차 요원이 있다. 이들은 하루 8시간 근무하는 정직원이 아니라, 자신이 원할 때마다 근무를 요청해서 나오는 알바생이다. 알바지만 근무시간에는 '잇차' 로고가 그려진 티셔츠 또는 정장을 깔끔하게 차려입는다. 결제는 앱에 연동한 카드에서 저절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발레파킹처럼 현금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이용자가 볼일이 끝나는 시간을 미리 주차 요원에게 알려주면, 이들은 차량을 미리 빼서 사용자가 있는 곳으로 갖다 준다.

잇차의 요금은 한 시간당 평균 3650원이다. 여기에는 주차료와 주차 요원의 서비스비가 모두 포함돼 있다. 일반 도심 주차장이 한 시간당 3000~5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저렴한 편이다.

인건비가 나올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생각보다 사용자가 적어 적자 상태인 주차장이 많은데, 이들에게는 싼값에라도 사용자가 늘어나는 게 이득"이라며 "이 주차장들과 매우 저렴한 수준으로 주차 공간을 독점하는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말했다. 현재 이 업체는 서울 서초구와 종로구에 총 주차 공간 400면을 확보한 상태다.

이 대표는 "수도권의 주차장 시장 규모는 약 9조원 수준으로, 아무도 제대로 도전하지 않은 블루오션"이라며 "올해 안에 서울 마포·용산·강남·서초 등 6개 구로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오로라 기자(auror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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