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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조기경보통제기 쏙 빼고…러시아 "폭격기 영공 침입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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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조기경보기 영공 넘어왔는데

폭격기만 언급 사실 가리기 시도

군 당국은 23일 독도 영공을 침범했으면서도 이를 부인한 러시아의 입장 표명을 일축했다. 러시아 측이 영공 침범 행위의 주체를 조기경보통제기가 아닌 전략폭격기(strategic bomber)로 바꾸면서 사실 관계를 가리려 했다는 것이다.

중앙일보

러시아 전략폭격기 TU-9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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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내 “TU-95 폭격기 2대는 일본해(동해)의 중립수역 상공에서 계획된 비행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 국방부는 “한국 전투기들이 오히려 우리 군용기의 항로를 가로막아 안전을 위협했다”며 “한국 전투기 조종사들이 러시아 폭격기들과 교신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러시아 전폭기에 경고사격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소식을 접한 군 당국자는 “영공을 침범한 군용기가 TU-95 폭격기가 아닌 A-50 조기경보통제기라는 점을 합참이 분명히 밝혔다”며 “러시아가 사실을 교묘하게 활용했다”고 말했다. 폭격기가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다는 러시아의 성명 자체는 틀린 게 없지만 조기경보통제기 얘기는 거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군 당국자는 “폭격기가 영공을 침범한 적이 없다는 러시아의 주장은 달리 보면 폭격기 외에 조기경보통제기가 영공을 침범했을 가능성을 인정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합참은 이날 중국의 H-6 폭격기 2대, 러시아 TU-95 폭격기 2대·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 등 모두 5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했고, 이중 A-50은 독도 영공을 침범했다고 발표했다. 이 관계자는 또 “러시아 군용기와 교신을 시도했고, 영공에 진입한 A-50에 대해 경고사격을 한 것도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군 당국은 지도까지 보이면서 영공 침범과 KADIZ 무단진입 경로를 설명했다”며 “러시아는 영공 침범 행위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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