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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 감도는 호르무즈…유가 급등 뇌관 터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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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드론 격추', 이란 '유조선 나포'…갈등 고조

韓 석유 수입 70% 지나는 바닷길…'경제 불안요소'

뉴스1

호르무즈 해협.©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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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새로운 화약고로 떠오르고 있다. 당장은 유가 변동이 크지 않지만, 이 곳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계속 고조되면서 앞으로 한국 경제의 불안 요소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해군 함정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무인항공기(드론)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 드론이 미 해군 강습상륙함에 1000야드(약 914m)까지 접근하며 위협했다"며 "드론은 즉시 파괴됐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현재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외국 유조선 1척을 억류하고 있다. 이란 측은 해당 유조선이 밀수 연료를 운송하고 있었다고 밝혔지만, 미국 등은 최근 이란 해역에서 돌연 사라진 파나마 국적의 유조선을 이란 측이 나포했다고 본다.

이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감이 점점 팽팽해지는 모양새다. 미국 정부가 이란의 위협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지키는 '호위 연합체'를 결성하겠다고 하자, 지난 18일 이란 군부는 "미국은 페르시아만에 들어올 때마다 지옥처럼 느끼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런 험악한 분위기는 최근 몇 달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중동 내 미국의 최대 우방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유조선 2척 등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오만해에서 정체불명의 공격을 받았다. 6월에는 일본과 노르웨이 유조선이 공격을 받기도 했다. 미국 측은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소행이라고 본다.

드론 공격 이후 당장 국제유가 급등은 없었다. 2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이란 드론이 격추된 지난 18일(현지시간) 기준 브렌트(Brent)유와 서부 텍사스(WTI) 원유, 두바이(Dubai)유 가격은 모두 전날보다 배럴당 각각 1.73달러·1.48달러·1.09달러씩 내렸다. 하지만 이는 그동안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가동을 일시 중단했던 미국 멕시코만의 석유 업체들의 생산이 최근 정상화되는 등 이번 정세 불안과 별개의 이유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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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13일(현지시간) 중동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해에서 석유제품을 실은 노르웨이 선적의 대형 유조선이 공격을 받아 화염이 솟아오르고 있다. 오만해에선 지난 5월12일에도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노르웨이 선적 유조선 4척이 잇따라 공격 받는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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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업계의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여기서 상황이 더욱 악화돼 이란의 해협 봉쇄 등 무력 충돌로 번진다면 이 곳을 지나는 원유가 막힌다"며 "국제 원유 시장에 상당한 리스크 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아라비아 반도의 주요 산유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생산 원유 대부분을 보낸다. 로이즈(Lloyd’s)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호르무즈 해협으로 수송되는 원유는 1680만배럴로, 전 세계 해상 수송량 중 가장 많은 32%를 차지한다.

이 수송로가 막힌다면 원유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다. 지난달 이란 측이 미군의 드론을 격추하자 컨설팅 업체 유라시아그룹의 헨리 롬 선임 연구원은 "중동에서 국지전이 발생하면 (현재 배럴당 60달러대인) 유가가 100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기록하면 세계 경제성장률은 내년 말까지 0.6% 낮아진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은 원유 수입 물량의 70%가량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여오고 있어 경제와 에너지 안보에 직격탄이 될 수도 있다. 중국도 원유 수입 물량의 80%가 이 곳을 지나고 있기에, 대중(對中)무역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 경제는 더욱 흔들릴 전망이다.

위기로 인한 비용 상승은 이미 현실화됐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이 피격된 노르웨이의 보험사들은 사고 이후 중동 지역 해운 보험료를 5% 이상 인상했다. 이렇게 상승한 선박 운임 비용은 그만큼 국제유가에도 반영된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긴장 수위가 높아진다면 운송 비용은 더욱 커질 수 있다"며 "이는 정유사가 들여오는 원유의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기에, 최종적으로는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넣는 일반 소비자의 부담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yhj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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