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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中 '디스플레이 굴기'에 삼성, 모바일 OLED 독주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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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부터 2분기 연속 80%대로 추락
中 BOE, 5%대로 올라가며 2위로 껑충

모바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에서 사실상 독주체제를 이어가던 삼성디스플레이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80%대로 내려갔다. 중국 1위 디스플레이 업체 BOE를 필두로 한 ‘디스플레이 굴기’가 LCD(액정표시장치)를 넘어 기술력이 높은 OLED까지 뻗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애플 등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OLED를 채용하고 있고, 스마트폰이 주기마다 교체 수요가 있는 만큼 중국 업체들이 돈을 쏟아부을 수밖에 없는 시장이라고 보고 있다. 애플이 2017년부터 아이폰 최상급 모델에 OLED를 채용하기 시작한 뒤 이 비중을 늘리기 시작한 것이 중국 업체가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선 계기가 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실제 같은해 BOE는 중국에서 처음으로 6세대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모바일 OLED 양산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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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송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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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집계한 올해 1분기(1~3월) 모바일 OLED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88.0%로 지난해 같은 기간(95.7%)보다 7.7%포인트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86.1%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90%대가 무너졌다.

이 기간 중국 BOE는 0.1%에서 5.4%로 점유율을 확 늘리며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에버디스플레이(중국), LG디스플레이, 비전옥스(중국)가 그 뒤를 이었다. 사실상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식하고 있던 모바일 OLED 시장 파이가 중국 업체로 나뉜 셈이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시노리서치가 18일 발표한 올해 1분기 글로벌 모바일 OLED 시장 점유율 집계에서도 삼성전자는 85.7%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90% 대가 무너졌다. 반면 BOE는 5.9%를 기록하면서 작년 1분기 5위에 머물던 순위를 2위로 끌어올렸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BOE가 6세대 생산라인에서 모바일 OLED를 월 18만장 생산하며 삼성디스플레이(월 16만5000장)의 생산량을 이미 넘어섰고, 수율 역시 현재 50%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런 추세라면, LCD 때의 치킨게임이 2023년 OLED 시장에서 재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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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데일리는 BOE가 지난 15일 쓰촨성 몐양에서도 6세대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모바일 OLED 양산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차이나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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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E는 지난 15일 쓰촨성(四川省) 몐양(绵阳)에서 월 4만8000장의 생산능력을 갖춘 6세대 생산라인 출하식을 가졌다. 2017년 10월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청두(成都)공장에서 6세대 생산라인을 가동, 모바일 OLED 양산을 시작한 데 이은 것이다.

올해 2분기까지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일회성 이익 제외) 삼성디스플레이로서는 고심이 깊을 수밖에 없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는 정부 지원을 받아 투자에 대한 감가상각 없이 곧바로 싸게 팔 수 있지만, 한국은 비싼 재료를 받아다 고가 시장에서만 판매할 수밖에 없다"며 "5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2억5000만대에 불과해 치킨게임에 대비하기 위한 증설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우정 기자(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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