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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굿즈 만들어 돈벌이… ‘홈마’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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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주 좋은 팬’ 인기 얻으며… 에코백-응원도구 등 사업가 변신

상당수 초상-저작권 침해 소지… 연예기획사들 법적 대응 등 준비

동아일보

홈마스터(홈마)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판매한 아이돌그룹 워너원 굿즈. 콘서트 등에서 촬영한 고화질 사진이 눈에 띈다.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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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 트위터 계정에 ‘2019년 여름 슬로건 판매’라는 글이 게시됐다. 자신을 ‘방탄소년단 홈마’로 밝힌 해당 계정의 팔로어 수는 40만 명이 넘었다. 해당 글에는 방탄소년단(BTS) 멤버의 공연 모습을 편집해 제작한 사진이 함께 첨부됐다. ‘슬로건(Slogan)’이라고 불리는 이 제품은 팬들이 콘서트장 등에서 사용하는 응원도구로 주로 아이돌 스타의 사진으로 제작된다. 가격은 종류별로 1만∼3만 원 수준. 트위터에 비공개로 글을 남기고 계좌 입금하면 한 달 만에 제품을 받을 수 있다.

아이돌 스타의 상품을 파는 굿즈(Goods) 판매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이 굿즈를 개인이 제작해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판매하는 ‘홈마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홈마스터의 줄임말인 홈마는 몇 년 전 만해도 팬들 사이에서 스타 사진을 보정·편집해 팬카페에 공유하는 ‘손재주가 좋은 팬’으로 통했다. 하지만 이들이 만든 제품이 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홈마는 컵, 에코백, 응원도구 등 다양한 상품을 제작·판매하는 사업가로 자리 잡았다.

팬들은 연예기획사에서 운영하는 공식 굿즈 판매점보다 홈마가 제작한 제품을 더 선호한다. 공식 굿즈 판매점에서 볼 수 없는 스타들의 희귀한 사진을 활용해 기념품을 만들기 때문이다. 한 20대 아이돌 팬은 “홈마가 만든 제품이 종류가 훨씬 다양하고 예쁘기 때문에 공식 숍 제품보다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가격 또한 공식 굿즈 제품보다 2배 정도 비싼 편이다. 홈마들은 사진을 편집·보정하고 제품 디자인 등 도안을 만드는 작업까지 관여한다. 생산은 전문 제작 업체에 맡긴다.

한류 열풍이 전 세계로 퍼지면서 팬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유명 홈마들은 매년 수천만 원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화질의 사진을 가진 홈마들은 카페나 영화 상영관을 빌려 전시회도 연다.

하지만 홈마 시장이 커지면서 제품의 상당수가 초상권, 저작권 침해 소지가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홈마 제품에 자주 쓰이는 콘서트 현장 사진은 저작권이 주최 측에 있다. 윤선희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명백하게 초상권과 저작권법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도 “행사장에서 불법 촬영하고 그것을 영리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된다”면서 “그것을 판매했다면 복제권에도 저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천만 원의 높은 수익을 올리는 홈마의 경우 탈세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전자상거래 신고 대상에 해당되는데 신고하지 않았다면 법 위반에 해당될 수 있다”면서도 “개인이 간헐적으로 판매를 하는 것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일부에선 팬들에게 돈만 받고 잠적하는 피해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연예기획사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SM 관계자는 “비공식 굿즈를 제작·판매하는 과정에서 불법적 요소들이 많아 법적 대응 등 별도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김태언 인턴기자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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