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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태움 의혹' 자료 꽉 쥔 서울의료원…진상조사는 '먼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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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처음 시행된 어제(16일) 전국 지방노동청에 모두 9건의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또, 직장 안에서 일어난 갑질을 신고받는 시민단체에도 평소보다 2배 정도 신고가 늘었습니다. 이렇게 직장 문화를 바꾸기 위한 제도는 마련됐지만, 현장에서는 문제가 생겨도 그 진상을 밝히기가 여전히 어렵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간호사와 청소노동자, 이렇게 2명이 세상을 떠난 서울의료원도 그렇습니다.

백운 기자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료원 직원은 조문도 받지 말아 달라" 이런 유서를 남기고 29살 서지윤 간호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은 지난 1월.

행정 부서로 자리를 옮긴 지 20일 만이었습니다.

서 간호사는 가족에게 새 부서에서 커피 내릴 때 물이 넘쳤다고 혼나고, 동료 직원들이 신입 간호사 때보다 더 못살게 굴고 뒤에서 욕한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서울시가 자체 대책위를 꾸려 이른바 '태움'으로 불리는 괴롭힘이 있었는지 4개월째 조사하고 있지만, 핵심 자료조차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故 서지윤 간호사 사망 사건 진상대책위원 : (간호사) 스케줄표를 보면 어떤 괴롭힘이 있었고, 故 서지윤 간호사가 왜 사망을 했는지 원인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서울의료원은 (실명이 적힌) 간호부 스케줄표를 주지 않고 있습니다.]

시민단체는 오늘 김민기 서울의료원장이 진상조사를 방해하고 있다며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서울의료원 청소노동자들의 갑질 피해 호소도 이어졌습니다.

[서울의료원 청소노동자 A 씨 (지난 9일) : 밀대를 2개 달라 그랬는데 '여사님이 그렇게 일을 잘합니까?' 이렇게 모욕적인 얘기를 한 적도 있고.]

[서울의료원 청소노동자 B 씨 (지난 9일) : (관리 직원이) '여사님, 이리 오세요.' 이러고 손짓을 하시더라고요. '남자 하나 소개해줄까요?' 이러시더라고요. 그 순간 너무 황당해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왔어요.]

서울의료원 노조는 이런 사례들을 모아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냈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의료원은 오해라고 해명했습니다.

[서울의료원 관계자 : 재밌게 이야기하려고도 하고 뭐 이런 것도 있을 수 있겠는데, 누군가를 비하하거나 그렇게 하려고 말한 워딩 같지는 않아 보이는 거예요. 제가 볼 때는요.]

또, 서 간호사 사망 사건의 진상조사를 방해한 적이 없고 개인정보 노출을 피해 익명 처리된 근무표를 전달했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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