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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남중국해서 중국ㆍ베트남 해안경비정 6척 1주일 이상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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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남중국해에서 작전 중인 베트남 해안경비대 . 하노이타임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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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과 베트남의 해안경비대 소속 경비함 6척이 일주일 이상 대치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다만 두 나라는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선 언급을 자제한 채 기존 논리를 반복하며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고 있다.

양측의 대치 상황이 처음 알려진 건 지난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였다. 이 매체는 당시 라이언 마르틴손 미국 해군참모대학 조교수를 인용해 “중무장한 중국 해안경비대 소속 경비함 2척과 베트남 해안 경비함 4척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ㆍ베트남명 쯔엉사 군도)의 뱅가드 뱅크 인근 해상을 순찰하며 일주일째 대치 중”이라고 전했다. SCMP는 중국 석유 탐사선 ‘하이양 디즈 8호’가 지난 3일 뱅가드 뱅크 인근 해상에 진입하면서 이번 일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보도의 사실 여부를 확인해 주지 않으면서 “중국은 남중국해에서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데 확고하다”며 “관련국들과의 협상을 통해 차이점을 관리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만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과 베트남 간 대치는 실제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 분석 자료를 인용, 하이양 디즈 8호가 지난 15일 12일간의 탐사 활동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기간 중국 해안 경비함 3척이 호위했고, 베트남 선박 9척이 바짝 뒤쫓았다”고 전했다. 통신은 또, 이에 앞서 지난 2일 중국 경비함 한 척이 베트남 남동부 해상에서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티’가 임대한 일본 선적 석유시추선과 이를 돕는 베트남 선박들에 근접해 고속으로 운항하며 위협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국일보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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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와 관련, 언론의 확인 요청을 받은 레 티 투 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도 16일 오후 외교부 홈페이지에 관련 입장을 올리면서 사실상 대치 상황이 벌어졌음을 시인했다. 대변인 명의로 작성된 이 성명은 ‘베트남 허가 없이 다른 나라들이 하는 모든 행위는 효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베트남 영해를 침범하고 국제법을 위반하는 것이며, 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행위’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항 대변인은 양측 대치 상황에 대해선 직접 언급을 피하면서도 “베트남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분쟁과 이견을 해소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SCMP 보도를 에둘러 확인해 준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과 베트남은 1974년과 1988년 각각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 베트남명 호앙사 군도)와 스프래틀리 제도에서 교전한 바 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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