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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폐지 위해 법 어겼다" 전북교육감 고발한 상산고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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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경찰청에 "직권남용·명예훼손" 주장

타 지역보다 10점 높은 커트라인 등 지적

학부모 "김 교육감 발언으로 정신적 고통"

김승환 "재량권 남용 전혀 아니다"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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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환 전북교육감이 16일 오전 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주 상산고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 취소 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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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폐지를 실현하기 위한 교육감의 탈법과 인권 침해, 명예 훼손 행위를 더는 묵과할 수 없어 법의 심판을 호소한다."

자율형사립고 지정 취소 위기에 몰린 전북 전주 상산고 학부모 3명이 16일 직권남용 및 명예훼손 혐의로 김승환 전북교육감을 전북경찰청에 고소·고발했다. 이들은 "김 교육감의 발언은 상산고 재학생과 졸업생, 학부모들에게 씻을 수 없는 정신적 고통과 수치심을 안겨 명예를 훼손했다"며 "여러 건에 이르는 사례를 철저히 수사해 엄벌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진행한 11개 지역에서 교육감이 고소·고발당한 것은 처음이다.

학부모들은 ▶전북교육청이 타 시·도보다 10점 높은 80점을 재지정 커트라인으로 정한 점 ▶3% 이내 혹은 자율이었던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 비율을 10%로 올린 점 ▶재지정 평가 기간 전에 실시한 감사 결과로 감점한 점 등을 김 교육감의 직권남용 사례로 들었다.

상산고는 5년마다 이뤄지는 자사고 평가에서 전북교육청이 정한 자사고 재지정 기준점(80점)에서 0.39점 모자란 79.61점을 받았다. 상산고 측은 "타 시·도 교육청은 교육부가 권고한 기준점인 70점을 따랐지만, 전북교육청만 80점으로 올려 평가한 것은 형평성과 공정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해 왔다. 강원도 횡성 민족사관고(79.77점)는 상산고와 비슷한 점수를 받고도 재지정 평가를 통과했다.

학부모들은 김 교육감이 지난달 25일 한 방송에서 "금요일 저녁, 토요일 아침에 상산고를 가면 학생들이 서울 지역 학원에 가기 위해 대형버스에 탄다"고 말한 것은 허위 사실로 일부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상산고는 전국 단위 학교여서 서울에서 유학 온 학생들이 집에 가는 것이지 학원에 가는 게 아니다"고 했다.

이들은 또 지난달 26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상산고 졸업생들이 압도적으로 의과대학에 진학하고, 올해만 해도 한 학년 360명인데 졸업생 포함 275명(약 76%)이 의대에 갔다"는 김 교육감의 발언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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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김승환 전북교육감(왼쪽)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바라보고 있다. 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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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김 교육감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재량권 남용은 전혀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2014년 자사고 평가 당시 광역 단위 자사고인 익산 남성고가 76점을 맞았다. 그런데 전국 단위 자사고인 상산고를 70점 기준으로 평가한다는 게 오히려 이치에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교육감은 "상산고는 전국에서 우수한 학생들을 끌어오는 선발권을 가지고 있다"며 "특권을 가졌다면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이행하는 게 맞다. 운영 성과로 보여야 한다"고 했다.

지정 취소 동의 요청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교육감은 "늦어도 내일(17일)까지 '자사고 재지정 취소 동의 요청서'를 교육부에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동의 요청서를 꼼꼼하게 작성하고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확히 써서 동의 요청서를 받은 측에서 쉽게 이해가 될수록 있도록 작성하자는 게 제 생각이다. 현재 거의 마무리된 상태"라고 했다.

김 교육감은 "형식적으로 요청서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요청하는 측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직원들이 놓치는 것이 있을 수 있고 제가 놓칠 수도 있다"며 "변호사와 함께 동의서를 작성 중"이라고 했다.

앞서 상산고 측은 "전북교육청이 교육부에 지정 취소 동의 요청 서류를 제출할 때 지난 8일 열린 청문 절차 내용을 다룬 속기록을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교육부는 각 교육청에 '자사고 지정 취소 동의 요청 시 제출 서류 목록 예시' 가이드라인을 보내면서 청문 속기록도 제출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상산고 학부모비상대책위원회는 17일 오전 교육부가 있는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학부모 500명가량이 참여한 가운데 집회를 열 예정이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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