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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페이스북, 리브라 발행 전격 보류…금융 및 기술분야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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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스 마커스 페이스북 임원 "규제당국 만족할 때까지 발행 않는다"

세계파이낸스

출처=픽사베이


[세계파이낸스=임정빈 선임기자] 페이스북이 가상화폐 '리브라' 발행을 전격적으로 보류해 야심찬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따라 향후 디지털환경을 기반으로 한 가상화폐 전반과 핀테크는 물론 초대형 기술기업들의 영역 확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15일(현지시간) 금융권 및 외신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데이비스 마커스 가상화폐프로젝트 총괄담당 임원은 규제당국이 만족하기 전까지는 리브라 발행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행정부 주요 인사들은 물론 상하원 주요 인사들과 함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ㄱFed)의 제롬 파월 이사회 의장이 리브라의 발행에 대해 강력한 반대방침에 잇따라 밝힌 데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스티브 므누신 재무부장관은 페이스북 가상화폐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생각한다"고 밝혔고 파월 의장은 "프라이버시와 소비자보호 및 금융안정과 관련해 매우 심각한 문제"라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16일부터 이틀간 미국 상원의 은행위원회에서 '페이스북의 디지털화폐와 데이터프라이버스에 대한 검토'를 주제로 한 청문회가 열리게 되자 페이스북이 그동안의 적극적인 자세는 일단 접고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와 당국이 '리브라'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리브라'의 기능을 보면 은행계좌가 없는 사람도 자산의 돈을 저축하거나 운영할 수 있고 인터넷을 통해 아주 쉽게 주고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얼핏 카카오뱅크와 같은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리브라'의 잠재고객이 엄청나다는 점이다.

페이스북 이용자 24억명과 자회사인 왓츠앱 15억명, 인스타그램이 10억명으로 잠재고객이 최소 30억명을 넘어선다.

한사람이 하루 만원씩만 거래해도 일거래액 30조원에 이르는 엄청난 거래가 가능해진다.

다른 시중은행의 지급능력이 떨어지고 대출금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중앙은행이나 금융감독당국으로서도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가 생기게 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안보상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당연할 수 있다.

그런 만큼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발행계획이 거센 역풍을 맞게 된 것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

그러나 페이스북의 속내는 의외로 단호해 정면돌파한다는 입장이다.

담당임원인 마커스는 "미국이 디지털화폐와 지불영역에서 혁신을 선도해나가지 않는다면 다른 나라가 미국을 대신할 것이고 우리가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우리와는 전혀 다른 가치를 가진 다른 자들이 디지털화폐 분야를 통제하는 상황을 보게 될 것“이라는 주장을 청문회에서 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리브라가 허용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이를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등 긍정적인 변화를 주도하게 될 것을 확신한다“는 발언도 준비한 것으로 전해진다.

리브라 문제가 예상보다 간단하지 않은 것은 그 컨소시엄에 마스터카드와 비자카드, 페이팔, 우버, 이베이, 보다폰 등이 속해 있는 점이다.

그냥 페이스북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금융결제 최강기업들과 플랫폼기업들이 줄줄이 물려 있는 셈이다.

미국 상원의 페이스북 청문회의 결과에 대해 글로벌 금융권은 물론 이른바 빅테크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규제를 기반으로 한 기존의 금융환경에 기술기업이 얼마나 접근할 수 있을까 하는 부분과 함께 반독점법 및 개인정보침해 여부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미국의 기류를 가늠할 수 있는 시점이 되고 있다.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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