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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세계수영]경다슬 "첫골,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던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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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의 조별예선 2차전서 역사적 첫 골

"친구·언니들이 자리를 잘 만들어준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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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고범준 기자 = 16일 오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수구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러시아 경기, 한국의 경다슬(5번)이 첫 골을 성공 시키고 환호하고 있다. 2019.07.16. bjk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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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김희준 기자 = 7월16일, 해맑은 소녀에게는 잊을 수 없는 날이 됐다.

사상 최초의 여자 수구 대표팀으로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서 첫 골의 주인공이 됐다.한국 여자 수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경다슬(18·강원체고)은 첫 골의 기쁨을 말로 온전히 표현하기 어려워 보였다.

경다슬은 16일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수구 조별예선 2차전에서 4쿼터에 마침내 골을 넣었다.

한국 여자 수구 대표팀은 4쿼터 시작 후 3분19초가 흐른 뒤 상대의 파울로 공격 기회를 얻었다. 공을 잡은 경다슬은 러시아 골문 오른쪽 측면에서 과감하게 슛을 던졌다. 경다슬의 슛은 러시아 골문 오른쪽에 꽂혔다.

5월 말에야 꾸려져 6월2일부터 불과 40일간 훈련한 여자 수구 대표팀이 이번 대회 목표로 잡은 '한 골'이 달성된 순간이다. 경기장이 떠나가라 함성이 터져나왔다. 러시아에 1-30으로 대패했지만, 경기 후 대표팀 선수들은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며 기쁨을 나눴다.

경다슬은 경기 후 "역사의 한 획을 긋게 해 준 부모님, 홍인기 선생님, 진만근 선생님, 우리를 이끌어 준 (오)희지 언니, 같이 경기를 뛰어준 애들한테 너무 고맙다"며 "친구랑 언니들이 제가 골을 넣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줬기 때문에 넣을 수 있었다. 만약 못 만들어줬다면 또 0-30이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골을 넣는 순간은 얼떨떨했다. 경다슬은 '어? 들어갔어?'라는 생각부터 했다. 이날 대표팀은 무려 30개의 슈팅을 시도했다. 경다슬은 가장 많은 12개의 슈팅을 던졌지만, 단 한 개만 성공했다.

경다슬은 "들어갈 줄 몰랐다"며 웃어보였다. '에라 모르겠다라는 생각으로 던졌냐'고 묻자 정색하면서 "에이 그건 아니죠"라며 깔깔 웃었다. "온 힘을 다했다. 우리가 다시는 못 뛸 경기고, 좋은 자리니까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던졌는데 들어갔다"고 말했다.

함성을 들으니 어땠을까. "엄청 컸어요. 제 이름을 엄청 불렀어요"라며 미소지었다. "너무 감사하다. 1-30으로 졌으면 저게 뭐냐고 할 수도 있는데 다같이 응원해주고, 내 이름을 불러주더라. 잘했다고 축하해주면서 대한민국을 외쳐주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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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고범준 기자 = 16일 오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수구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러시아 경기에서 한국이 30-1로 패했다. 경기 종료 후 한국 대표팀 경다슬이 동료들을 향해 팔을 벌리고 있다. 이날 한국은 경다슬이 첫 골을 넣었다. 2019.07.16. bjk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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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다슬은 골을 넣은 뒤 관중석의 엄마부터 바라봤다.

'어머니 반응이 어땠느냐'는 말에 경다슬은 "제가 똑같이 해볼까요?"라더니 두 팔을 들고 "와!" 소리를 질렀다. 그러면서 "우리 엄마가 아닌 줄 알았다. 엄마가 그렇게 신난 것은 처음 봤다"며 즐거워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여자 수구 대표팀은 헝가리와의 조별예선 1차전에서 0-64로 대패했다.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수구 역사상 최다 점수차 패배였다.

하지만 대표팀은 기죽지 않았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되레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자고 의기투합했다.

경다슬은 "예상했지만 0-64면 정말 큰 점수차다. 그래도 우리는 '아 이제 안 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코치 선생님, 언니들, 친구들이 다 '내일은 잘해보자'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며 "잘하려고, 이기려고 나온 것이 아니다. 끝까지 하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이었다. 엄청난 각오를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헝가리전에서 3개에 불과했던 슈팅이 10배나 늘어난 것도 엄청난 각오 덕분이었다.

경다슬은 "0-64로 졌고, 러시아도 엄청 강국이다. 그래도 헝가리전보다 잘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졌고, 다들 긴장했다. 그래서 급하게 슛을 던졌다"면서 "그래도 첫 경기와 비교해 슈팅을 훨씬 더 많이 던졌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역사적인 첫 골을 넣은 경다슬은 이날 색다른 경험도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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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김희준 기자 = 16일 오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수구 조별예선 2차전에서 첫 골을 성공한 경다슬이 경기 후 남아프리카공화국 디온 윌리스 심판과 선물을 주고 받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19.07.16. bjk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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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취재진까지 관심을 가지면서 외국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한국 취채진과 인터뷰를 하던 도중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디온 윌리스 심판이 찾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국기 모양의 키링을 선물했다. 윌리스 심판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람이 우리나라 전통 비즈로 하나씩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다슬은 태극기를 선물했다.

경다슬은 "낯설지만 엄청 색다른 경험"이라며 기뻐했다.

다만 경다슬은 첫 골 기념공을 챙기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기념 공을 갖고 싶은데 어디갔는지 모르겠다. 이름이 적힌 것도 아니고, 찾을 수 있으면 찾고 싶다. 아깝다"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한 골'이라는 소박한 목표를 달성한 대표팀의 다음 목표는 당연히 '두 번째 골'이다. 경다슬은 "이제 '한 골' 목표를 달성했으니 다른 친구들도 골을 넣을 수 있도록 제가 좋은 자리를 만들어주겠다"고 다짐했다.

여자 대표팀을 지도하는 홍인기 코치는 "너무 좋았다. 애들이 너무 잘하고 열심히 해준다. 개인적으로 운동하다가 단체 종목을 하는데도 하나로 뭉쳤다"며 "경다슬이 한 골을 넣었지만, 모두가 너무 기쁘다. 다음에는 더 나은 경기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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