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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치는 한국, 역풍 맞는 일본, 싸움 반기는 중국…‘3국 3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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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보복에도 지리멸렬 정치권 / 여론 들끓자 초당적 협력 나서 / 아베 내각 지지율 7%P 하락 / 선거용 ‘한국 때리기’ 안 통해 / 中 “한·일 갈등 우리에게 기회” / 한국에 수출 확대 기대감 높아 / 아베 강경 기조에 다양한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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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치는 한국, 역풍 맞는 일본, 한·일 갈등 반기는 중국.’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 강화에 한·중·일 3국이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일본의 경제 보복조치에도 분열된 양상을 보였던 한국 정치권은 모처럼 보복조치에 대한 대책 마련에 머리를 맞대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조만간 만나 일본의 보복조치에 대한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와 국민, 정치권, 언론이 단합해 경제 보복의 정당성을 설파하며 총공세를 펴는데도 오히려 한국 정치권은 보복조치에 대한 입장을 달리하며 내부 갈등을 드러냈다. 특히 일부 정치인은 일본과 똑같은 시각으로 경제 보복의 책임을 우리 정부에 돌리는 행태를 보여 눈총을 받기도 했다. 적전 분열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들끓자 여야 정치권이 초당적 협력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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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의원 선거 유세에 나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일(현지시간) 도쿄 인근 후나바시 거리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의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은 보복조치를 강행했음에도 내각 지지율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선거용으로 활용한 ‘한국 때리기’가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2~14일 18세 이상 유권자 2만6826명을 대상으로 실시, 1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4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28~30일 실시한 조사 때의 56%보다 7%포인트나 하락한 것이다.

아베 내각의 지지율 하락세는 이날 발표된 다른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아사히신문 조사(13~14일)에서 내각 지지율은 42%로, 지난달 22~23일(45%)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요미우리신문 조사(12~14일)에서는 내각 지지율이 45%로, 지난 4~5일(51%)보다 6%포인트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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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와 관련한 양국 과장급 첫 실무회의에 참석한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찬수 무역안보과장(오른쪽부터)·한철희 동북아 통상과장이 12일 도쿄 지요다구 경제산업성 별관 1031호실에서 일본 측 대표인 이와마쓰 준(岩松潤) 무역관리과장(왼쪽부터)·이가리 가쓰로(猪狩克郞) 안전보장무역관리과장과 마주 앉아 있다. 연합뉴스


일본 국민의 절반가량은 아베 정권이 한국에 대해 단행한 ‘수출 규제 강화’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사히신문 조사에서 찬성은 56%인 반면 반대는 21%에 그쳤다. 하지만 일본 입장 지지율은 다른 한·일 갈등 이슈 때보다 높지 않다. 작년 초 문재인 대통령의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비판 당시 NHK 여론조사에서는 82%가 ‘납득할 수 없다’고 답했다. 또 올해 초 한·일 간 ‘초계기 저공비행-레이더 조사’ 갈등 때에는 64%가 일본 정부의 대응을 지지했다.

한·일 갈등 확산에 중국은 자국 기업들이 산업 사슬에서 위로 올라갈 기회라고 전망한다. 이날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업계 전문가인 푸리강은 “한·일 양국의 갈등 확산이라는 기회를 잡아 중국 기업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업체들이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한·일 갈등으로 생긴 빈틈을 파고들 준비가 돼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칼럼에서 “한·일 간의 ‘미니 무역전쟁’에서 승자는 중국이 될 것”이라면서 “양국의 사이가 벌어지면 중국만 득을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통신은 일본의 수출 규제로 한국의 제조업체들이 중국에서 더 많은 재료를 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보복조치가 글로벌 산업의 공급망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타임스는 업계 전문가 샹리강의 말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재료의 수출을 규제한 것은 중국 업체를 포함해 글로벌 산업망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일본과 한국, 중국은 긴밀한 기술 공급망을 구축해 왔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재료를 제공하고, 한국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제조하며 중국은 최종적으로 기기를 조립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보복조치가 이런 공급체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日, 한국의 국력 부상 부담돼 강공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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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에 이어 안보상 우호 국가인 화이트 리스트(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삭제하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부의 강경 기조를 놓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된다.

아베 정부의 강경 기조엔 지난해 10월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아베 정권은 최근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이 가능한 전략물자의 수출입 관리 부실 등을 근거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아베 정권의 강공엔 또 다른 배경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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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분석 중에는 외교·경제적 부문에서 영향력을 제고한 한국의 부상에 대한 부담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무엇보다 최근까지 세 차례에 걸쳐 개최된 북·미 정상회담 혹은 양국 정상의 만남에 한국 정부가 결정적인 역할을 제공했지만 일본은 사실상 소외됐다. 일본은 동북아 외교의 변화에 조력자는 고사하고 북한으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는 신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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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또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산업 등 핵심분야에서 한국에 추월을 허용한 상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촉발된 일본의 강경 기조와 관련,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일본 내에서는 노령화로 인한 국력 약화를 걱정하는 목소리와 더불어 한국이 몇 년 후에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일본을 추월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며 “남북이 평화 공존을 이루면 일본을 능가할 만한 국력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에 그 전에 한국의 국력을 약화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이 일본의 영향력 아래에 있지 않다’고 인식한 아베 정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시킨 미·중 무역전쟁을 본떠 한국 수출의 30%를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을 겨냥한 수출 규제를 통해 한국을 견제하려 한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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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피해자 배상과 관련한 우리 대법원 판결에 대한 아베 정권의 불만과 위기의식도 한 원인으로 거론된다.

외교통상부 2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은 “(일본 수출 규제의) 근본 원인은 대법원 판결에 있다. 한국 정부에 대해 계속 입장을 달라고 했음에도 (정부가) 연기를 했다”며 “위안부 합의 파기 등 현안들이 쌓이면서 문제가 커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15일 “아베 정권은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 판결 직후 대책 마련에 나섰다”며 “이 문제(징용 배상 판결)를 방치하면 옛 연합국과의 강화(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나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배상 협정을 뛰어넘는 (손해배상) 청구를 저지할 수 없고 북한과 수교할 때 터무니없는 배상 청구의 구실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베 정권이 오랜 기간 치밀하게 준비해온 정황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박수찬·이정우 기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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