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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수익나면 미련없이 판다, 한국은 '오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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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와중에도 국내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향후 5년간의 연평균 수익률은 9.8%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년짜리 정기예금 이자가 연 2%가 되지 않고 주가연계증권(ELS) 같은 파생상품의 기대 수익률이 연 5% 선에 불과한 저성장·저금리 시대인데도 한국 투자자들의 눈높이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슈로더투신운용이 지난 4~5월 전 세계 32국 2만5743명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해 15일 공개한 '글로벌 투자자 스터디 2019'에 나온 것이다. 슈로더운용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향후 5년간의 기대 수익률(10.7%)보다는 한국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낮긴 하지만, 과거 5년간(2014~2018년)의 한국 증시의 성과(연평균 3%)를 고려한다면 낙관적인 기대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국인 73% "5년 투자 성과에 실망"

'무(無)주식, 무(無)펀드가 상팔자.' 요즘 한국 투자자들 사이에선 이런 자조적인 얘기가 많이 떠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 주식과 펀드 모두 올해 성적표가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표 상장사들이 속해 있는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2% 올랐다. 펀드매니저가 유망 종목을 골라 초과 수익을 노리는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이 마이너스(-) 10%로 원금을 까먹고 있는 중이다. 좀처럼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펀드에서 빠져나가는 돈도 상당하다. 1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만 1조5000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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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등 부동산을 사고팔아 큰돈 벌었다는 성공담은 쉽게 접할 수 있는데, 주식이나 펀드 투자는 고작 해야 '치킨값 재테크' 수준의 경험담에 그친다.

실제로 슈로더의 이번 조사 결과에서도 한국인 응답자의 73%는 지난 5년간의 투자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 수치는 중국·대만·홍콩·인도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56%)이나 글로벌 투자자들(51%)보다도 크게 높은 것이었다. 투자 성과가 부진한 까닭에 대해 한국 투자자들은 ▲더 오래 투자하지 않아서(23%) ▲운용사들의 펀드 운용이 부실해서(20%) ▲성과 눈높이가 비현실적으로 높아서(19%) ▲일찍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해서(16%) 등의 이유를 꼽았다.

◇한국판 펀드 단타

최근 재테크족 사이에선 '오나미(5% 나면 미련 없이 판다) 전략'이 유행이다. 워낙 펀드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5% 정도 수익이 나면 욕심을 버리고 즉시 챙겨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40대 주부 이모씨는 "주거래 은행 직원이 오나미 전략이 대세라면서 5% 수익이 난 펀드를 다른 펀드로 갈아타라고 권했다"면서 "가입한 지 6개월밖에 안 된 펀드이지만 수익률이 오르락내리락 움직여서 불안한 마음에 바로 팔아버렸다"고 말했다.

장기 투자 원칙이 사라진 한국판 펀드 단타 트렌드는 슈로더운용의 이번 투자자 설문 조사에서도 여실히 나타났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 번 금융상품에 가입하면 평균 2.6년을 보유하고 있었다. 특히 일본이나 미국·캐나다의 투자자들은 최소 4년간 투자 상품을 유지했다. 반면 한국 투자자들의 인내심은 이보다는 약해서 1.7년 정도만 보유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찰스 프리도 슈로더 글로벌 상품 및 솔루션 총괄 헤드는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더라도 투자 상품은 최소 5년간은 보유하길 권한다"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장에서 포트폴리오를 자주 조정하게 되면 결국 손실이 발생해서 기대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이경은 기자(div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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