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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World & Now] 세계 경제수도에 도전장 내는 한국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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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이달 세계 경제 중심지 미국 뉴욕에선 한국과 관련된 반가운 소식이 잇따랐다. 지난 11일 뉴욕증권거래소(NYSE) 외벽에는 태극기가 내걸렸다. 한국의 인공지능(AI) 핀테크 스타트업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가 개발한 AI 상장지수펀드(ETF) 2종이 상장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2종의 AI ETF는 지난 5월 상장됐고, 이날 이 회사 주요 관계자들은 증시 폐장 타종 행사인 '클로징 벨 세리머니' 주인공으로 참여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AI 기반으로 운용되는 AI ETF가 미국 증권당국의 승인을 받아 NYSE에 상장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스타트업의 AI 자산운용 기술이 자본시장의 본고장인 미국에 본격 '데뷔'했다는 설명이다. 김형식 크래프트 대표는 "AI를 적용한 한국 ETF 상품으로선 첫 뉴욕증시 상장이고, 이를 계기로 앞으로 좋은 트랙레코드를 쌓겠다"며 "세계 최고의 AI ETF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6~7일에는 뉴욕이 한류 열풍에 들썩였다. CJ ENM이 주최한 세계 최대 규모의 K컬처 축제인 '케이콘(KCON)'을 즐기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케이콘은 CJ ENM이 2012년부터 북미, 중동, 유럽, 중남미, 아시아 등지에서 한류의 세계화를 목표로 매해 개최하는 행사다. '한국 문화를 수출하겠다'는 취지로 전 세계를 돌며 진행하는 행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올해 '케이콘 뉴욕'은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케이콘이 미국 동부에 진출한 것은 2015년으로, 그동안에는 뉴저지주 뉴어크의 푸르덴셜센터에서 행사가 진행됐지만 올해는 뉴욕 맨해튼을 대표하는 메디슨스퀘어가든(MSG)과 제이컵 K 재비츠 컨벤션센터에서 행사가 열렸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최근 몇 년간 K팝은 미국의 주류로 올라섰다"고 보도할 정도로 케이콘의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로 평가된다.

마이클 잭슨, 마돈나 등 유명 아티스트들이 섰던 '꿈의 무대'로 통하는 MSG에서는 K팝 아티스트들의 노래와 춤을 일일이 따라 하는 팬들의 환호가 연이어 터져나왔다. CJ ENM에 따르면 연이틀 콘서트와 컨벤션센터를 방문한 관람객은 약 5만5000명에 달했다. 이상훈 CJ아메리카 대표는 "세계인이 매년 2~3편 한국 영화를 보고, 매달 1~2번 한식을 먹고, 매주 1~2편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고, 매일 1~2곡 한국 음악을 듣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뉴욕 현지에서 이러한 한국 기업의 도전을 직접 목격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한국 기업들의 도전이 계속되기 위해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은 상식이다. 하지만 한국 현실은 이러한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오죽했으면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최근 페이스북에 "신산업은 규제의 정글 속에 갇혀 있다"며 "이제 제발 정치가 경제를 좀 놓아주어야 할 때 아니냐"고 하소연했을까.

[뉴욕 = 장용승 특파원 sc20max@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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