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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외딴섬 청산도 환자 돌보는데 여생 바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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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 중외학술복지재단 '성천상' 수상 이강안 푸른뫼중앙의원 원장

연고 없는 곳서 16년째 헌신

외래진료 횟수 48만건 달해

어려운 이웃에 기부 활동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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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유년기를 보내며 의사의 꿈을 키워왔습니다. 진료하며 만나는 배고픈 환자들의 삶을 외면할 수 없었고 내가 가진 의술로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분에 넘치는 큰 상을 받게 돼 더없는 영광입니다.”

전라남도 최남단에 위치한 외딴섬 청산도에서 홀로 인술을 펼치며 여생을 바치고 있는 이강안(83·사진) 청산도 푸른뫼중앙의원 원장이 중외학술복지재단이 주관하는 올해 성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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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그룹의 공익재단인 중외학술복지재단은 제7회 성천상 수상자로 이 원장을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원장은 ‘부와 명예보다 희생과 나눔으로 더불어 사는 것이 진정한 삶’이라는 신념 아래 안정된 노후생활 대신 아무런 연고가 없는 청산도와 인근 섬마을의 유일한 의사로 16년째 헌신하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 1962년 전남대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이후 잠실병원 부원장, 혜민병원 원장을 거쳐 1993년 서울 화곡동에서 이강안의원을 개원해 10년간 운영했다.

하지만 이 원장은 2004년 느닷없이 서울 생활을 접고 청산도로 향했다. 그곳에 유일한 의료기관으로 설립된 푸른뫼중앙의원이 근무의사가 없어 폐원 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을 들은 직후였다. 내륙으로 향하는 배가 하루 1편에 불과하고 어업과 농업에 종사하는 고령환자가 많아 응급상황이 수시로 발생하는 청산도에서 의료봉사를 펼치며 여생을 보내기로 한 것이다. 청산도 거주민은 2,200명에 달한다. 이 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서울에서 병원을 운영할 때도 주말이면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을 찾아 무료진료를 하고는 했다”며 “그렇게 짬을 내서 하던 의료활동이 이제는 매일의 삶이 됐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생업에 바쁜 주민들을 위해 오전7시40분부터 진료를 시작해 하루 평균 120명의 환자를 돌본다. 지난 16년간 수행한 외래진료는 무려 48만건에 달한다.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진료시간 외에 환자 가정을 수시로 방문해 환자들의 건강상태를 살피고 인근 섬인 여서도·모도까지 배편으로 왕진을 다닐 정도로 봉사정신과 체력이 강하다.

이 원장의 선행은 의료봉사뿐만이 아니다. 그는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 쌀과 고기를 지원하고 있으며 매년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기증하고 외로운 노인들을 위해 경로잔치를 여는 등 매년 1,000만원 이상의 기부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성천상위원회 위원장인 이성낙 가천의대 명예총장은 “안정된 노후의 삶을 포기하고 섬마을 주민들을 위해 자신의 노년을 바친 이강안 원장의 삶이 성천 이기석 선생의 생명존중정신과 부합한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 원장은 “성천 선생의 생명존중정신을 이어받아 앞으로 더 많은 환자를 돌보며 힘이 닿는 때까지 나를 미루어 남을 생각하는 사랑 넘치는 의사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성천상은 국내 최초 수액제 개발과 필수의약품 공급을 통해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한 고(故) 성천 이기석 선생의 생명존중정신을 기려 음지에서 묵묵히 희생과 헌신을 통해 인류 복지 증진에 커다란 공헌을 한 참의료인을 발굴하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시상식은 오는 8월27일 홀리데이 인 광주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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