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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단독]학교 운동장서 야구리그가 웬말?···서울디자인고 감사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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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등학교인 서울디자인고가 생활체육 명목으로 학교 운동장을 빌려준 뒤, 운동장에서 영리목적의 야구리그가 열리는데도 이를 방치하다가 감사에 적발됐다. 이 학교는 외부인에게 운동장을 대여하느라 학교 야구부 학생들의 연습활동에 지장을 초래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경향신문

서울디자인고등학교 전경. 출처/학교홈페이지


서울특별시교육청은 15일 학교시설 사용자의 영리행위를 방치한 서울디자인고 교장에게 시정명령을 내리고 학교법인 송산학원에는 해당 교장을 ‘경고’ 처분하라고 권고했다.

서울시교육청의 감사 내역을 보면 이 학교는 2017년 3월1일부터 감사를 받은 시점인 올 4월까지 ㄱ씨 등 일반인 5명에게 생활체육야구 명목으로 학교 운동장을 대여해줬다. 대여료는 시간당 1만5000원이었다. 서울디자인고의 경우 야구부를 운영 중이라 비교적 운동장 정비가 잘 돼있는 곳이다.

하지만 운동장을 대여한 ㄱ씨는 운동장 대여시간에 돈을 받고 사회인 야구리그 경기를 진행했다. ㄱ씨는 모 포털사이트에 카페를 개설한 뒤 계좌와 전화번호까지 올려놓고 대관비, 심판비 등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생활체육을 한다고 학교 시설을 빌려 장사를 한 셈이다. ㄱ씨 등의 경우 운동장을 빌릴 때 “영리행위를 안하겠다”고 해놓고도 장사를 했지만 학교는 이를 방치했다. 특히 ㄱ씨 등의 경우 지역 주민도 아니어서 대여료 할인 대상도 아니었지만 학교는 대여로도 할인해줬다.

서울디자인고는 운동장을 외부인에 대여하느라 학교 야구부 학생들의 연습과 훈련을 방해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감사결과 야구리그를 운영한 ㄱ씨 등은 매주 화~금 오후 8시부터 2~3시간, 매주 토·일요일을 사용허가 받았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이 확인해본 결과 2017~2019학년도 야구부의 공식 운동시간은 수업종료 이후인 오후 4시20분부터 오후 10시까지로 ㄱ씨 등이 사용허가를 받은 시간과 정확히 겹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토요일 등 휴일에도 오전 중에 야구부 훈련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대해 학교 측은 “동절기에는 공식 훈련시간이 오후 6시까지이고, 야간에는 부상 등의 위험으로 실내 체력훈련에 집중하고 있다”며 “학교의 요청이 있는 경우 학생훈련에 우선하여 사용하고 있어 현재까지 외부인 사용으로 인한 문제는 없었다”고 시교육청에 해명했다.

서울디자인고에서는 같은 기간 일반인 3명이 ‘학생기초 체력향상 교실’ 운영을 목적으로 강당을 대여한 뒤 실제로는 학원 수업의 연장수업을 해온 것으로도 확인됐다.

이밖에도 서울디자인고는 2016년 정기고사를 치르면서 정답 변경 4건, 복수정답 인정 3건, 모두 정답처리 4건 등 11건의 정답을 수정하면서 교과협의회 수정·보완 협의와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고 수정하여 성적처리를 하는 등 부적절하게 학사 운영을 해온 사실도 적발됐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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