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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한국도 이스라엘처럼 자원부족… 창조적 기술로 경쟁력 찾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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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리블린 대통령 인터뷰

"北이 비핵화 행동 나설 때까지 대북제재 공조 계속할 것… 남녀 함께 군복무 사회통합 역할"

조선일보

14일 방한한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모습. 리블린 대통령은 15일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스라엘 정부


14일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방한 직전 본지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과 이스라엘은 건국 이래로 중대한 국가적 위기를 여러 차례 극복한 공통된 역사가 있다"며 "안보·경제·역사적으로 공통점이 많은 두 나라의 협력이 확대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리블린 대통령은 또 북핵 문제와 관련해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북한이 제재가 요구하는 틀에 맞도록 행동을 바꾸기 전까지는 이스라엘의 정책도 변함이 없다"며 "오직 완전하고 검증되며 영구적인 무장 해제(비핵화)만이 한반도 사람들의 자유와 더 나은 미래를 보장한다"고 말했다.

2002년 이스라엘 통신부 장관으로 한국을 처음 방문했던 리블린 대통령은 17년 만에 대통령 자격으로 다시 한국을 찾았다. 이스라엘 대통령이 한국을 찾은 것은 2010년 페레스 대통령 이후 9년 만이다. 의원내각제인 이스라엘에서 대통령은 국민적 존경을 받는 상징적인 국가 원수다. 리블린 대통령은 15일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현재 이스라엘이 세계적인 혁신창업 국가이자 하이테크 원천기술과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선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에 대해 리블린 대통령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스라엘도 천연자원이 부족한 나라"라며 "독창성과 창조성으로 국제 경쟁력을 찾아야만 했다"고 말했다.

그는 "막대한 공공 펀딩(Funding)을 통해 민간 영역에서 새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를 실용화하는 데 이스라엘 정부와 민간 투자자 모두 적극적으로 지원한다"고 말했다. 리블린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해수 담수화 기술로 20분 만에 바닷물을 음용수로 바꾸어 필요한 곳에 공급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기술 혁신 덕분에 이스라엘은 이제 강수량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리블린 대통령은 한국과 이스라엘의 공통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두 나라 모두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으며, 교육을 중시하고 민주주의와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공통점도 있다"며 "두 나라 모두 분쟁 지역에 있으며 계속해서 안보적 도전에 직면해 국가와 국민을 지켜냈다"고 말했다.

그는 '적국에 가차없이 선제 타격을 가하는 이스라엘의 외교 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스라엘도 주변 국가와 평화롭게 지내는 걸 선호하지만 우리의 안보를 확고히 할 필요가 있을 때 우리는 필요한 조치를 해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리블린 대통령은 남녀 모두 의무적으로 군 복무를 하는 이스라엘의 병역 체계에 대해 "평등과 자유를 중시하는 이스라엘에서는 여성들이 사회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군대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남녀가 함께 군 복무를 하는 것은 사회를 통합하는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1939년 예루살렘에서 태어난 리블린 대통령은 1948년 이스라엘의 건국과 중동 전쟁을 모두 겪은 이스라엘 역사의 산증인이다. 1978년 예루살렘시 의회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그는 이스라엘 의회 '크네세트'에서 6선 의원으로 활동했고, 크네세트 의장을 두 차례 맡았다.

그는 "아홉 살 때인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되고 그 직후 요르단이 동이스라엘을 점령하고 아랍 군대가 서예루살렘을 봉쇄했던 풍경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건국 후 이스라엘은 늘 국가 생존을 위해 싸웠다"고 말했다.





[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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