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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이슈 자율형 사립고와 교육계

‘재정난’ 자사고, 자발적 일반고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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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정원 미달, 운영 난항

수시모집 위주 대입 정착에

자사고 선호도 갈수록 줄어

자립형사립고등학교(자사고)들이 자발적으로 일반고 전환에 나서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14일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새 군산중앙고와 대구 경일여고, 익산 남성고 등 3개 자사고가 일반고 전환 의사를 밝혀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학교들은 내년에 관할 교육청의 재지정 평가를 받을 예정이라 올해 일반고 전환 의무가 없다. 하지만 세 학교 모두 신입생 모집이 정원에 크게 미달되면서 재정난을 겪게 되자 일반고 전환을 결정했다. 군산중앙고의 올해 입학경쟁률은 0.62 대 1에 그쳤고, 경일여고(0.34 대 1)나 남성고(0.64 대 1)도 100명 넘게 정원이 미달됐다.

일반 사립고의 경우 적자가 발생하면 국가가 교부금을 지원해 메워준다. 하지만 자사고는 예산 지원이 없다보니 신입생 감소는 곧바로 학교 재정 악화로 이어진다.

자사고들 대부분이 학교 운영비의 95% 내외를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다. 등록금이 줄면 지출 비중이 가장 큰 교직원 월급과 급식비 등 학생 복지비용부터 줄여야 한다. 한 전직 자사고 교사는 “학령인구가 줄고 있어 갈수록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자사고를 고집하다간 교사 월급을 제때 주지 못하는 일도 생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시모집 위주의 대입이 정착되면서 자사고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는 점도 원인이다. 자사고 상당수가 수능 정시전형을 목표로 교과를 운영하는 데 반해 대입전형의 70% 이상이 수시모집으로 이뤄진다. 정부는 2021학년도 대입에선 수능 정시 비중을 30%까지 올린다는 입장이지만 비판 여론을 고려할 때 정시 비중이 더 높아질 가능성은 낮다.

교육계는 앞으로 자발적으로 일반고 전환에 나서는 자사고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 전직 자사고 교장은 “막상 자사고에 들어온 후 수시전형을 택하기 위해 일반고로 전학하는 학생들이 학년당 20~30명은 될 것”이라며 “자사고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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