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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덕선 전 한유총 이사장 유치원, 경기교육청 감사서 또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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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비를 전용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이덕선 전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이사장이 운영하는 유치원에서 추가 비위가 적발됐다. 경기도교육청은 이 유치원에 관련자 경고 처분 등과 부당하게 집행된 금액을 보전하라고 요구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사립유치원 전수 감사에서 처분이 확정된 유치원 7곳과 자료 제출을 거부한 유치원 3곳 등 10곳의 명단을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에 추가 공개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달 3일 감사처분이 확정된 사립유치원 16곳과 자료 제출을 거부한 유치원 16곳의 명단을 공개한 데 이은 두 번째 공개다.



이사장 소유 숲 체험장에 예산 부당 지급

이 전 이사장이 운영하던 경기도 화성의 A유치원은 무려 12건의 비위가 적발됐다. 4건이 이 전 이사장이 소유하고 있는 숲 체험장과 관련된 것이었다.

A유치원은 숲 체험장과 2016년 2월 토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2017년 6월까지 매달 953만원씩 1억3853만원의 임대료를 납부했다. 숲 체험장 1인당 이용료는 1만3770원으로 비슷한 거리에 있는 경기도립 수목원의 입장료(500원·30인 이상 단체요금)보다 1만3270원이나 비쌌다. A유치원은 지난해 이런 사실이 적발돼 1억3316만원을 환수 조치했으면서도 2017년 10월까지 4190만원(월 1048만원) 상당의 임대료를 숲 체험장에 추가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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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선 전 한유총 이사장이 운영하는 경기도 화성시 A유치원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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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유치원은 지난해 4월 숲 체험장과 1명당 2만원(부가가치세 포함)의 이용료 내기로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그해 5월 만 3세 원생(8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체험학습의 이용료를 1명당 3만원으로 계산해 지급했다.

또 지난해 9차례 걸쳐 숲 체험장 비용이 지불한 활동을 보호자 등에게 전달하는 일일 교육계획안에도 포함하지 않았다.

숲 체험장 등에서 일하는 직원의 인건비도 A유치원이 대신 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A유치원은 "해당 직원이 유치원에서 근무했다"고 주장했지만, 관련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해당 직원도 "유치원에 가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한다. 경기도교육청은 A유치원이 사실상 숲 체험장 직원의 임금을 대신 낸 것으로 봤다.

직원이나 학부모 명의의 신용카드나 현금으로 물건 등을 사거나 원장의 개인 차량 주유비를 52차례(251만원)에 걸쳐 유치원 회계에서 부당하게 지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2017년과 지난해 한유총 회비도 유치원에서 냈다.

경기도교육청은 A유치원에 관련자를 경고 처분하도록 하고 유치원에 손실을 끼친 관계자들에겐 감봉 1개월의 경징계하라고 요구했다. 부당하게 지급된 5644만원의 보전도 지시했다.



배우자 미등록 시설과 계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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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 감사 결과가 공개된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 [사진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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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에 있는 B유치원 원장은 기존 월급보다 170만원 많은 금액을 실수령했다가 감사가 시작되자 토해내 경고 처분을 받았다.

파주시 C유치원은 회의 등 적법한 절차 없이 설립자인 원장에게 '운영성과급'을 6차례 지급하고 퇴직자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해 경고 처분을 받았다.

화성시 D유치원은 설립자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미등록 실습농장과 임대차 계약을 맺고 2016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32회에 걸쳐 7640원을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교육청은 D유치원에 관련자 경고 처분과 미등록 시설 이용으로 누락된 과세액 7640만원을 세무서에 통보하라고 요구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명단이 공개된 사립유치원 7곳이 부당하게 집행한 예산만 5억58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했다. 최소 1390만원부터 최대 1억6000만원이다. 경기도교육청은 부당하게 집행된 예산을 모두 보전조치 하도록 하고 이중 탈세가 의심되는 유치원 5곳의 7억9000여만원을 국세청에 통보할 예정이다. 또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유치원 3곳은 사립학교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올해 1월부터 사립유치원을 상대로 전수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104곳을 조사했고 징계 요구 등 처분이 내려진 곳은 23곳, 자료 제출을 거부한 유치원은 19곳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달 말까지 원아 200명 이상 대형유치원에 대한 전수 감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수원=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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