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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밀착카메라] "정신 못 차릴 정도"…'땅에서 솟아난' 파리 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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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에 해충이 갑자기 늘어서 피해를 본 지역들이 있습니다. 특히 세종시는 파리떼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여기에 다녀온 정원석 기자는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지경"이었다고 했습니다.

왜 이러는 것인지, 밀착카메라가 확인했습니다.

[기자]

세종시의 도로변에 있는 한 펜션, 방역이 한창입니다.

식사를 하는 사람들 사이로 파리가 날아듭니다.

[손님 : 다 들어갔잖아요, 김치에도. 이거 어떻게 해? 어떻게 먹어. 음식을 펼치질 못했어요.]

[주민 : 파리가 회오리를 치니까, 살다가 이렇게 파리 많이 본 거 처음이었어요. 차를 주차해 놓으면 새카매지니까…]

[펜션 주인 : 지금 말씀드리기 미안하지만요, 엄청 깨끗한 집이에요 저희가… 밤산 때문에 이렇게 피해를 보게 된 거예요.]

파리떼가 처음 나온 농장입니다.

흙바닥에 파리가 들끓습니다.

급한대로 임시방편을 썼지만, 턱없이 부족합니다.

방역 작업이 아래에서부터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파리 떼가 위로 몰리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정상 부근이 파리가 가장 많다고 하는데 한번 이 끈끈이를 정상에다 설치를 해서 얼마나 많은 파리 떼가 일정 시간 동안에 몰리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불과 5분여 만에 새까매졌습니다.

대체 이 파리 떼가 어디서 나타났느냐라는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말 그대로 땅에서 솟아났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금도 보면 땅에 파리들이 이렇게 우글우글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이 밤 농장에 액상으로 된 음식쓰레기 비료를 뿌렸다가 말 그대로 땅 자체가 파리 소굴이 돼버린 것입니다.

며칠 전부터 방역작업이 시작됐지만, 주민들은 뒤늦은 처사라고 꼬집습니다.

[주민 : 5월 18일 날 뿌렸다고 하더라고요. 6월 초부터 파리가 유입이 많이 됐어요. 처음에 면 쪽에 얘기를 했는데, 들은 척도 안 하니까… (면사무소요?) 그렇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거죠. 파리 많다고 하니…]

해당 농가에서는 친환경 밤을 생산하려다 생긴 일이라고 말합니다.

[농가 : 환경부 허가증 보고, 갖다 주는 사람이 좋다고 해서… 액상 비료가 사실은 제대로 만든 것은 파리가 생기더라 그러더라고요.]

해당 비료업자는 현재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세종시청 관계자 : 어딘지(제품이 어디 건인지)를 밝히지를 않아요, 살포자가. 아무래도 계속 거짓말을 하는 걸 보면 불량품을 갖다가 뿌린 것 같아요.]

벌레 때문에 작물 피해가 심각한 곳도 있습니다.

강원도 횡성의 한 토마토 농가, 병에 걸린 작물을 뽑아내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토마토 농가 : 이걸 왜 뽑냐면 예방을 해줘야 해, 번지지 말라고. (얘가 번질 수가 있나요?) 그러니까 뽑는 거지.]

총채벌레가 옮기는 병충해 때문입니다.

지금 이 꽃잎 안에 조그마한 총채벌레들이 바글바글하게 돌아다니고 있는데요. 얘네들이 병충해나 바이러스를 고춧잎에 옮기게 되면 이렇게 진녹색으로 건강했던 고춧잎이 이런 반점형태로 아예 변색이 되게 됩니다. 그 결과 고추가 열린다고 하더라도 색깔이 굉장히 반점형태로 굉장히 여러 가지 색을 지니게 되는 이런 칼라병에 걸리기도 하고요 아니면 고추가 이렇게 중간중간 뭔가 파먹은듯하게 형태가 변하기도 합니다.

[고추 농가 : 그전에 이런 병이 없었는데 몇 년 전부터 바이러스라는 게 이런 게 와요. 고치는 방법이 없대요, 약도 없대.]

[횡성군 농업기술센터 : 올해는 더 심한데, 작년 겨울에 올 초랑 별로 춥진 않았잖아요. 그러니까 총채벌레가 많이 월동한 거 같아요. 얼어 죽질 않고요.]

강원도 춘천은 나방떼가 극성입니다.

[문정현 (강원 춘천시) : 진짜 나방이 여길 다 덮을 정도로, 저기 등을 덮어서 어두워질 정도로 많이 나와요.]

[남경수 (강원 춘천시) : 뛰게 되면 숨이 가쁠 거 아니에요. 그럼 입을 벌려서 호흡하잖아요. 호흡하면 나방이 입속으로 들어가는 거죠.]

바닥에 떨어진 하얀 껌종이 같은 것들이 전부 나방들입니다. 3년 전 이곳 춘천에 나방 떼가 창궐했을 때와 비교하면 확실히 방역결과 그 개체수가 줄었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세종시 파리 떼와 같이 사람의 실수로 벌어진 피해도 빠르게 대처하지 않는다면 간단하게 끝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인턴기자 : 윤현지)

정원석, 전건구, 김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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