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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美고용지표..연준 이달 50bp 인하 기대감 타격 입혔으나 25bp 믿음은 굳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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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미국 고용지표 헤드라인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미국채 금리가 크게 올랐다. 뉴욕 주가지수는 하락했으나 낙폭은 제한됐다.

6월 비농업부문 고용자수는 22.4만명 증가해 16만명대 초중반을 예상했던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다.

업종별로 보면 전문서비스(+5.1만명), 헬스케어(+3.5만명), 운수∙창고(+2.4만명), 건설(+2.1만명), 제조(+1.7만명) 등을 중심으로 민간부문 고용이 총 19.1만명 늘었다. 정부부문도 총 3.3만명의 고용이 증가했다.

이번 고용지표 호조로 미국 금융시장에선 연준의 고민이 커질 수 있다거나 7월 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들도 나왔다. 일단 금리 50bp를 한 번에 내릴 것이란 기대감은 크게 둔화됐다.

■ 고용지표 발표 후 시장금리 하락세 일단 주춤..실업률도 나쁘게 보기 어려워

고용지표 발표로 미국채 금리가 단숨에 올라왔다.

코스콤 CHECK(3931)를 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8.66bp 뛴 2.0358%를 기록했다. 3일 1.9492%까지 내려섰지만, 독립기념일 이후 열린 장에서 단숨에 2.0%대로 올라온 것이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축소되면서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국채 수익률은 10.56bp 점프한 1.8592%로 상승했다.

연준의 금리인하가 생각보다 덜 적극적일 수 있다는 예상에 달러화 지수는 0.4% 하락한 97.286으로 올랐다.

금리인하 기대감 축소에 따른 주가지수 타격은 제한적이었다. 뉴욕 3대 주가지수 하락률은 0.1~0.2% 수준에 그쳤다.

금리인하폭이 예상에 못 미칠 수 있지만, 미국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한 상황이란 인식은 주식시장을 큰 실망에 빠뜨리지는 않았다.

미중 갈등 등으로 최근 제조업 지표 등에서 경기 둔화 우려를 엿볼 수 있었지만, 제조업 고용도 늘어나는 등 시장의 과도한 우려도 수그러들었다.

박성우 DB금투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둔화 및 무역 갈등, 미국 내 투자 사이클 하락으로 제조업 고용이 올해 들어 빠른 속도로 위축됐으나 양호한 6월 지표로 빠른 경기냉각에 대한 우려를 일부 덜어냈다"고 진단했다.

실업률은 0.1%p 오른 3.7%를 기록했다. 하지만 실업률 상승을 지표 둔화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경제활동참가율 상승에 따라 실업률이 오른 것이기에 나쁘게 보기 어렵다.

사람들이 구직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실업률이 올랐으며 이는 동시에 미국 고용시장에 슬랙(slack), 즉 휴유노동력이 남아 있음을 의미한다.

■ 고용지표..50bp 인하 기대감 타격 입혀..25bp 인하 믿음은 굳건

일단 이번 고용지표로 연준의 50bp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줄었다.

바클레이즈는 "미중 무역분쟁 휴전과 6월 고용지표 개선으로 경기하강 위험이 축소된 점을 감안해 7월 인하 전망폭을 50bp에서 25bp로 낮춘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용지표 이후 일각에서 제기하는 동결 가능성 보다는 여전히 금리 25bp 인하 기대감은 큰 것으로 보인다.

JP모간은 "고용지표 결과로 금리인하를 두고 연준 내부 논란이 커질 수 있으나 25bp 인하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향후 경기 악화를 방어하기 위한 '보험' 차원의 금리인하는 가능할 것이란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노무라증권은 "50bp 인하 가능성은 낮아졌으나 저물가와 무역분쟁 등을 감안해 금리가 25bp 인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고용지표가 제조업 우려 등을 낮췄지만, 보험성 인하 가능성은 높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박성우 DB금투 연구원은 "6월 제조업 고용을 볼 때 가파른 경기 하강 우려는 낮아졌으나 제조업 분야 고용창출 여력은 작년 4분기를 정점으로 둔화되는 추세"라며 "제조업 고용에 선행하는 ISM제조업 신규수주 지수나 제조업 주간 근로시간과 같은 지표는 제조업 신규 고용이 향후 지속적으로 둔화될 수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분쟁, 관세 부과 등으로 경기가 타격을 입고 있는 가운데 현재의 고용 상황 자체가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연준의 인하 필요성을 알려준다는 평가도 보인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고용지표는 연준이 보험성 금리인하를 단행하기 직전이었던 1998년 상반기와 유사하다. 정책 대응이 부재할 경우 반등에 성공한 1998년과 달리 둔화세를 이어갈 수 있다"면서 7월의 25bp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 고용지표..임금 상승률 둔화 흐름은 금리인하 지지

고용지표 발표 이후 미국의 금리인하가 급하지 않다는 평가들도 나왔으나 시장은 여전히 '보험용'으로 금리를 일단 25bp 낮추는 것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임금 상승률이 제약되면서 물가 상승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예상도 강해졌다.

고용지표 상 6월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 대비 0.22%, 전년 동월 대비 3.14% 증가했다 . 지난 5월엔 전월비 0.32%, 전년비 3.15% 올랐으나 이보다 오름세가 둔화된 것이다. 전년비 임금상승률은 2월 3.4%를 기록한 뒤 계속 둔화되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고용을 중심으로 한 경제지표 여건이 여전히 탄탄하지만, 연준의 물가인식이 달라지고 있음을 감안할 때 기조적인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 연구원은 "기대 인플레이션을 비롯해 최근 집계되는 물가지표들은 예상보다 대체로 낮다"면서 "고용지표 중 물가와 연관성이 높은 임금상승률이 예상을 밑돌면서 연준의 물가 우려를 더욱 자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물가안정을 의미하는 말은 많이 달라졌다. 중앙은행들은 물가를 유지하거나 끌어 올리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물가가 통화완화를 지지해 줄 수 있다는 인식도 강한 편이다.

박성우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전년비 임금상승률 궤적은 최근 12개월 전월대비 임금 상승률 평균 수치인 0.26%를 가정할 때 3% 부근까지 완만한 하락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이는 최근 낮아진 기대 인플레와 결부돼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지해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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