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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Tech & BIZ] SKT·카카오 "자율차 시대 선점"… 미래 교통기술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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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과 카카오가 교통·운송 시장에서 또 한 번의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양사는 카카오가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진출해 SK텔레콤의 문자 메시지 사업을 잠식한 이후부터 꾸준한 라이벌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교통·운송 분야에서 길 안내용 내비게이션과 콜택시 서비스로 대결을 벌인 데 이어, 이번에는 주차장 서비스를 놓고 또 대결을 펼치게 됐다.

앞서 내비게이션 대결에서는 SK텔레콤이, 콜택시 승부에서는 카카오가 승리하며 각각 1승씩 나눠 가진 상황. 양사는 앞으로 도래할 자율주행차 시장 장악을 위해 모든 자동차의 목적지 역할을 하는 주차장 시장만큼은 절대 물러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IT(정보기술)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의 모바일 교통·운송 시장은 사실상 SK텔레콤과 카카오의 양강(兩强) 구도가 고착된 상황"이라며 "이번 주차장 장악 대결에서 앞서 나가는 기업이 향후 시장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주차 시장에서 또 맞붙은 SKT·카카오

SK텔레콤은 지난달 19일 'T맵 주차' 앱을 출시했다. T맵 주차는 SK텔레콤과 자(子)회사인 ADT캡스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서비스로, 등록된 주차장 위치부터 주차 가능 면(面)수 확인, 주차권 구매, 결제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서울과 경기도 일대 208곳, 3만1000여 면의 주차 공간을 확보했고, 내년까지 이용 가능 주차장 수를 600곳, 10만 면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T맵 주차의 제휴·직영 주차장에서는 T멤버십 포인트를 활용한 10%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고, T맵 주차에 내장된 자동 결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8월 31일까지 신규 가입 고객들에게 5000원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카카오는 교통 서비스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의 종합 교통 서비스 앱 '카카오T'를 통해 주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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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지난 2016년 주차장 예약 스타트업인 파킹스퀘어를 인수하고 2017년 10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 일대 제휴 주차장 수만 1400여 곳이다. 출시 초기에는 사전 예약만 지원했지만, 지난 3월 업데이트를 통해 사후 예약 기능, 경차·전기차 할인, 국가유공자 할인 등을 자동 적용해주는 기능도 추가했다.

양사는 내비게이션과 콜택시 서비스에서도 여전히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내비게이션은 SK텔레콤이 앞섰다. 이 회사의 T맵은 월평균 이용자 수만 1200만 명에 달하는 '국민 내비'다. T맵에는 인공지능(AI) 비서인 '누구'가 탑재돼 음성 인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험사들과 제휴해 보험료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내비'는 월 이용자 수가 700만 명 수준이다. 이 서비스는 자동차용 운영체제(OS)와 제휴를 통해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의 카플레이와 연동해 쓸 수 있고, 현대자동차의 2016년 이후 출시 모델에도 모두 탑재된다.

콜택시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크게 앞서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SK텔레콤은 각각 2015년 3월과 4월 한 달 터울로 카카오택시와 T맵 택시를 내놨지만, 현재 월평균 이용자 수는 카카오택시가 1000만 명, T맵택시가 100만 명 수준이다.

◇자율주행 시대 노린 교통 시장 장악

SK텔레콤과 카카오가 교통·운송 서비스 시장을 통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배경에는 앞으로 도래할 자율주행차 시대가 있다. 자율주행차는 운전자 대신 자동차에 내장된 AI가 스스로 주행한다. 이렇게 되면 자동차는 소유 대신 공유하는 재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때 필수인 것이 자동 길 안내(내비게이션), 호출(콜택시), 주차 공간 확보다. 사용자가 자율주행차를 이용할 경우, 앱으로 호출하고 내비게이션을 통해 목적지까지 갔다가 인근 주차장을 찾아가 자율주행차가 대기하는 방식이 된다는 것이다.

이 자율주행 생태계를 장악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들의 주행 이력, 호출 이력, 주차장 데이터를 가능한 한 빠르게 많이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카카오는 이미 콜택시 운행 건수만 6억 건을 돌파했고, 카카오내비를 통한 길 안내 건수는 30억 건에 달한다. SK텔레콤 역시 T맵을 통해서만 작년 275억㎞가 넘는 운행 데이터를 확보했다. 최소한 한국 시장에서는 이 두 회사가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데이터를 가장 많이 갖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5G(5세대) 이동통신과 AI 시대가 도래하면 자율주행차 시장은 필연적으로 도래할 것"이라며 "다양한 운송 관련 서비스는 당장은 사용자 편의를 위한 것이면서, 미래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선제적 대책"이라고 말했다.




강동철 기자(charle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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