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 처음엔 “한국인 아니다” 저항
한국 영사 “어떻게 될지 몰라” 설득
파나마 교도소선 연 120명 사망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18일(한국시간) 파나마 공항에서 붙잡힌 직후 “나는 한국인이 아닌 미국 시민권자”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에콰도르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가기 위해 파나마를 경유하는 비행기에 탔던 정씨는 파나마 이민청에 의해 공항에서 붙잡혀 보호소에 구금됐다. 그 과정에서 정씨는 파나마 이민청 직원들에게 스페인어로 “나는 정당한 미국 시민권자”라고 호소했다고 한다. 정씨는 미국 여권을 꺼내 보여주기도 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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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는 “파나마에 남을 경우 파나마 법에 따라 신분 세탁을 통해 여권을 부정하게 발급받은 것에 대해 처벌을 받게 된다. 파나마는 사법 체계와 교도 관리가 불완전한데 자칫 교도소에 들어갔다가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한국 영사의 말에 마음을 돌렸다. 그제야 한국인임을 실토하고 한국 행을 택했다고 한다.
교정 인권 단체 ‘프리즌 인사이더’에 따르면 파나마 교도소에서는 한 분기에 30여 명의 재소자가 사망한다. 재소자 간 폭력과 에이즈가 주원인이다. 교도소 수용률은 116%로 정원보다 많은 재소자가 교도소에 있어 과밀도 심각한 문제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의 한국 송환은 파나마·에콰도르·캐나다·미국 등 해외 기관과 한국 외교부의 도움으로 가능했다”며 “특히 파나마 한국 영사가 정씨와 마주 앉아 그를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면 불가능했던 일이다”고 밝혔다.
만약 정씨가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결정했다면 정씨 송환까지는 수년이 걸렸을 가능성이 크다. 파나마는 한국과 범죄인 인도 조약이 체결돼 있지 않은 나라로 그를 국내로 데리고 오기 위해서는 파나마 정부를 설득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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