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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맘마미아!’ 싱글맘으로 돌아온 최정원·신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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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현역’ 최정원
"초연 당시 8살 딸, 소피 만큼 커..도나의 모든 대사 제 마음 같아..딸 머리 빗겨주는 장면 가장좋아"
‘황금별 스타’ 신영숙
"존경하던 최정원과 더블 캐스팅..스케줄 겹쳤지만 포기할 순 없죠 ..자신이 최고라고 믿고 연기해야"


파이낸셜뉴스

신영숙(가운데) 최정원 (왼쪽부터) 타냐 역할 홍지민, 도나 역할 신영숙, 도나 역할 최정원, 로지 역할 박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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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1세대 '영원한 현역' 최정원과 그녀의 뒤를 잇는 '황금별 스타' 신영숙이 올여름, 뮤지컬 '맘마미아!'로 돌아온다. 1999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돼 올해 20주년을 맞이한 '맘마미아!'는 세계 50개국에서 16개 언어로 공연돼 4조4,900억원 이상의 흥행 수익을 거둔 히트작이다. 국내에서는 2004년 초연 이후 2016년까지 1,622회 공연했고, 누적 관객 수 200만명 돌파를 앞뒀다. 박해미의 뒤를 이어 2007년부터 싱글맘 '도나'를 연기 중인 최정원과 2016년 같은 역할로 합류한 신영숙이 2019년 다시 이 스테디셀러의 주역을 맡았다. 오는 7월 14일 개막을 앞두고 한창 연습중인 두 배우를 만났다.

■최정원 "초연 당시 초딩 딸, 이젠 스무살"

"'맘마미아!'는 제게 자긍심을 안겨준 특별한 작품입니다. 2008년 아바 초청으로 스웨덴에서 열린 갈라 콘서트에서 '도나' 역을 맡았던 각국의 배우를 대표해 피날레 무대를 섰을 때 정말 뿌듯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초연 당시 8살이었던 제 딸이 이제 도나의 딸, 소피의 나이가 돼 감회가 남다릅니다."

천생 뮤지컬 배우로 통하는 최정원은 한창 연습 중에 짬을 내 만났는데도 에너지가 넘쳤다. 오히려 "여럿이 함께 하는 연습에 돌입하니 더 힘이 난다"며 웃었다. "'맘마미아!'는 아바의 노래도 좋지만, 대본 자체가 완벽합니다. 제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하게 돼 정말 행복해요. 특히 이번 시즌은 도나가 하는 모든 대사가 제 마음에 와 닿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장면을 물으니, 딸의 결혼식을 앞두고 머리를 빗겨주며 독백하듯 '슬리핑 스로우 마이 핑거스'를 부를 때란다. '이른 아침에 책가방 메고 손 흔들며 미소 지으며 나가는 아이, 잡아보려 해도 멀어져가고 노력할수록 내 손에서 빠져 나가고···' 마치 우리 삶의 축소판 같은 노래다. "초연을 본 딸이 그 노래를 제가 작사·작곡한 줄 알았죠. 이 노래는 또 모든 사람에게 성찰의 순간을 선물하는 거 같아요. 저도 배우 최정원의 삶을 돌아보게 된답니다."

어린 시절 최정원은 자신이 가수 모창을 하면 깔깔 웃으며 칭찬하던 엄마의 모습이 그렇게 좋았단다. 그 때문일까? 지금도 배우 자신의 만족도 중요하나 '관객들에게 힘을 주는 공연'을 하는 게 목표다. "무대에서 누군가의 삶을 연기하는 일은 제게 대단한 성취감을 줍니다. 그 삶을 관객들이 보면서 치유받길 바라요. 저 역시 다양한 삶을 연기하면서 제 삶을 치유 받곤 합니다."

늘 전성기 같다고 하자 최정원은 의외의 답변을 들려줬다. "아직 전성기가 오지 않았다고 믿고 싶어요. 제 전성기는 80살에 오지 않을까. 무대 위 휠체어에 앉아있던 최정원이 숨을 안 쉬네, 그렇게 생을 마감하는 꿈을 꿔봅니다."

■신영숙 "맘마미아!는 놓칠수 없는 작품"

"'엑스칼리버'가 최근 개막해 '맘마미아' 연습에 뒤늦게 합류하는 등 스케줄이 좀 겹쳤지만, 그렇다고 '맘마미아!'를 포기할 순 없죠." 그만큼 팬으로서 좋아한 작품이 '맘마미아!'다. 특히 이 작품은 신영숙이 평소 존경하던 최정원과 더블 캐스팅돼 그 자체로 상징성이 있다.

신영숙은 최정원에 대해 "롤모델"이라며 "철저한 자기관리부터 늘 발전하고 초심을 잃지 않는 모습, 후배들을 대하는 자세까지 닮고 싶다"며 존경을 표했다. 혹시나 부담은 없을까. 뻔한 질문에 신영숙 다운 당찬 대답이 돌아왔다. "누가 더 잘하나 비교할 수도 있겠죠. 배우들끼리는 연습할 때 서로 장점은 배우고 좋은 아이디어는 나누되 일단 무대에 오를 때는 자신이 최고라고 믿고 연기해야 팬들에게 미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1999년 '명성왕후' 앙상블로 데뷔해 16년 만에 '명성왕후' 타이틀롤을 꿰찬 그가 아니던가. 차근차근 존재감을 쌓아온 그에게 지난 20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그는 지난해 '엘리자벳' 첫 공연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10년도 훨씬 전에 팬 중에 한 분이 제가 하면 잘하겠다며 책을 번역해 각종 자료와 함께 선물한 작품이었죠. 마침내 국내 라이선스 공연에서 제가 주역을 맡아 첫 공연을 무사히 끝내고 팬들을 만났는데, 다들 함께 엉엉 울고 만 거죠. 저 혼자가 아니라 팬들과 함께 이룬 꿈의 무대였습니다."

지난 5월 데뷔 이래 처음 한 콘서트 '감사'도 감동의 도가니였다. "콘서트가 새로운 자극이 돼 정기적으로 해보고 싶다는 꿈"도 생겼다. 요즘은 인간 신영숙의 삶도 돌보고 싶단다. "그동안 제 삶을 일로만 채운 거 같아요. 요즘 '휴가가 필요하다'는 도나의 대사에 진심 공감하는 중입니다.(웃음) 미혼이지만 조카가 자라난 걸 지켜봤고 지난 3년간 다양한 역할을 해 그때와 달라진 걸 느낍니다. 더 깊이 있고 발전된 도나를 보여드릴게요."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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