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여친 집서 심한 말싸움… 이웃의 신고받고 경찰까지 출동
22일(현지 시각) 일간 가디언은 톰 펜이라는 30세 이웃 남성의 말을 인용해 "지난 20일 밤 존슨이 여자친구 시먼즈의 집에서 심한 말싸움을 벌였고, 시먼즈가 '나한테서 떨어져' '내 집에서 나가'라고 존슨에게 소리를 질렀다"고 보도했다. 존슨은 지난해 두 번째 아내 마리나 윌러 변호사와 이혼하고 이미지컨설팅사 대표인 캐리 시먼즈(31)와 연인으로 지내는 중이다.
펜은 이날 밤 괴성이 터져나오는 시먼즈 집 앞에 갔다고 했다. 그는 "(존슨이)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하도 소리를 크게 질러 내가 겁을 먹을 정도였고 안에 있는 여성(시먼즈)이 괜찮은지 걱정됐다"고 말했다. 그는 "문을 꽝 하고 닫는 소리와 함께 여성의 비명이 들렸다"고 말했다.
펜은 안에서 새어나오는 소리를 스마트폰으로 녹음했다. 펜이 밝힌 녹음 내용에는 존슨이 "내 노트북 건들지 마"라고 시먼즈에게 말하며 'f'로 시작하는 거친 욕설을 한 내용이 담겨 있다. 시먼즈는 존슨에게 "당신은 와인을 소파에 뿌려 망가뜨렸다"며 "당신은 버릇없이 커서 돈이든 뭐든 아무것도 신경 안 쓴다"고 소리 질렀다. 펜은 "두 사람이 계속 싸우다가 갑자기 조용해지자 이상한 느낌이 들어 세 번 노크했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어 경찰에 신고했다"고 했다. 이 시각이 21일 0시 24분이었다. 런던경찰청은 "출동해보니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했다.
22일 보수당 선거 유세에서 대담자로 나선 방송인 이언 데일이 "집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느냐"고 묻자, 당황한 기색의 존슨은 "국민들이 국가와 보수당에 대한 나의 구상을 듣고 싶어 할 것"이라며 말을 돌렸다. 데일이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당신은 단순히 보수당 지도자가 아니라 총리직에 출마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성격에 대해 질문을 하고 있으며, 그 질문에 대답하는 것은 의무이다"라고 거듭 압박하자 존슨은 "타당한 의견"이라면서도 "나는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라고 동문서답했다.
총리직을 놓고 존슨을 추격하는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은 "존슨의 화려한 사생활이 빚은 이번 소동은 그가 안정성이 떨어지는 인물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존슨은 여성 편력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1993년 첫 아내와 이혼한 지 2주 만에 불륜 관계였던 윌러 변호사와 결혼했고, 윌러는 결혼한 지 5주 만에 첫아이를 낳았다. 윌러와 25년 사는 동안에도 존슨은 로비스트, 언론인, 미술 평론가 등 다양한 여성과 불륜 의혹이 계속 제기됐다. 그는 막말로도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조지 W 부시 전 미 대통령에 대해 "사시(斜視)를 가진 텍사스 출신 전쟁광"이라고 했고,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을 두고는 "정신병원 간호사 같다"고 했다.
존슨의 심야 난동 사건은 보수당 대표 경선 판도에 변수로 떠올랐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성인 2016명을 대상으로 20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누가 최고의 총리 후보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36%가 존슨, 28%가 헌트라고 답했지만, 존슨과 시먼즈의 다툼이 알려진 이후인 22일에는 존슨 29%, 헌트 32%로 뒤집혔다. 응답자를 보수당원으로 좁히면 22일 조사에서도 존슨이 45%로 34%인 헌트를 앞서긴 했지만, 20일 조사 때 존슨 55%, 헌트 28%였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게 줄었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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