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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트럼프 “군사옵션 아직 테이블 위에” 이란 “한발 쏘면 10발 맞을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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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명령 철회에도 군사긴장 여전… 美, 이란 미사일 시스템 사이버 공격

트럼프 “추가제재 부과할 것”… 이란 ‘CIA간첩’ 자국인 사형 집행

격추된 무인기 궤적 분석 결과… 이란 영공 경계 아슬아슬 비행

동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 이란의 미 무인정찰기 격추에 따른 보복 조치와 관련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군사 옵션은) 계속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24일 이란에 대해 추가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은 막판에 거둬들였지만 사이버 공격은 감행한 것으로 알려져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일부 제재는 천천히, 다른 것들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일 백악관에서 논의됐던 이란 공격 명령 및 감행 직전의 철회 과정에 대해 “(공격 시 사망할 것으로 예상됐던) 이란인 150명을 죽이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이 나를 전쟁광이라고 부르더니 이제는 비둘기파라고 부른다”며 “나는 둘 다 아니고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란이 핵무기를 갖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란이 이에 동의하면 부강한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고,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그들의 ‘베프(best friend)’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 사이버사령부는 20일 이란의 로켓 및 미사일 발사를 통제하는 컴퓨터 시스템을 공격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3일 “이란은 미국의 신중함(공격 취소)을 약한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란 근해에서 격추된 미군의 무인정찰기는 이란 영공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비행한 것으로 보인다. 격추 이후 미 국방부와 이란군이 발표한 사건 당일 이 무인기의 비행 궤적을 살펴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이란 남동부까지 갔다가 귀환하는 중이었다. 영공 침범 여부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이란 영공의 경계선을 따라 비행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소 차분해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이란 군 당국은 미국에 대해 ‘위협에는 위협으로(threat for threat)’ 대응 원칙을 밝히며 군사적 긴장을 재차 고조시키고 있다. 이란군 참모본부의 아볼파즐 셰카르치 준장은 이날 타스님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적이 우리에게 총알을 한 발 쏠 경우 10발을 맞게 될 것이라는 게 ‘위협에는 위협으로’의 의미”라고 말했다. 또 이란은 미 중앙정보국(CIA)에 정보를 유출한 간첩 혐의로 군사법원에서 사형이 선고된 이란인 사업가 잘랄 하지 자바르의 형을 집행했다고 이란 ISNA통신이 22일 보도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은 23일 트위터에서 미군 무인기는 지난달 26일에도 이란 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이 미국 정부와 민간 기업을 상대로 사이버 공격을 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일촉즉발 위기까지 갔던 양국 간 충돌 상황을 놓고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에 대한 보복공격 철회 사례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둘러싼 혼란상을 전하면서 “중동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걸쳐 미국의 외교 정책을 관통하는 ‘일관성 부족’을 다시 한 번 부각해주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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