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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한진그룹 백기사 나선 델타항공…조원태, 경영권 분쟁서 유리한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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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트벤처 관계 강화 위해 지분 10%까지 늘리기로

한진家, KCGI 지분율의 2배 달하는 우호지분 확보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델타항공은 20일(현지시간)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180640) 지분 4.3%를 매입했다고 깜짝 발표했다. 그러면서 규제당국의 승인이 이뤄지면 지분율을 10%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21일 업계에선 델타항공이 행동주의펀드 KCGI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백기사’로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아시아·태평양지역 항공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두 회사가 협력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델타항공이 조인트벤처 파트너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 안정을 위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진가(家)의 한진칼 지분은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지분을 포함해 총 28.94%다.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KCGI는 최근 한진칼 지분율을 15.98%까지 늘렸다.

이 때문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이 26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한진칼 지분을 매각할 경우 KCGI에 그룹 경영권을 빼앗길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 4.3%를 매입하면서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가 수월해질 전망이다. 특히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율을 10%까지 높일 경우 우호지분율은 38.93%에 달해 KCGI의 지분율을 2배 넘게 웃돌게 된다.

KCGI가 국민연금과 손을 잡더라도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연금은 7%가 넘던 한진칼 지분율을 최근 4.11%까지 크게 낮췄다.

델타항공은 조양호 회장 시절부터 대한항공(003490)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두 회사는 지난 2000년 출범한 항공동맹체인 스카이팀 멤버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해 5월엔 양사 조인트벤처를 설립했다.

조인트벤처의 결실로 대한항공은 18년 만에 인천~보스턴 노선에 재취항했으며, 델타항공은 인천~미니애폴리스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이로써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인천∼미국 13개 도시로 주간 130여편 항공편을 제공하게 됐으며, 양사가 운영하는 한-미 간 직항 노선은 15개로 늘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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