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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반격 강도 높이는 이란 “미국 스파이 드론 격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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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조선 피격 배후몰이에 대응

미 “부당한 공격에 공해 추락”

이란이 자국 영공을 침입한 미국의 정찰용 무인기(드론)를 격추시켰다고 밝혔다.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는 2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호르무즈 해협 인근 남부 호르모즈간주 쿠흐모바라크 영공에서 정찰 활동을 하던 미군 드론 ‘RQ-4 글로벌 호크’를 지대공 미사일로 떨어뜨렸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이란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잇따라 발생한 상선 피습사건 배후로 지목하며 압박하자 이란도 반격의 강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호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국경은 우리의 레드라인”이라며 “전쟁을 바라지는 않지만 어떠한 전쟁 선언 행위에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란의 영공 침범 주장을 부인했다. 빌 어반 미군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미군은 오늘 이란 영공에 어떤 항공기도 띄우지 않았다”면서 “격추된 드론은 국제공역인 호르무즈 해협에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란 영공 침범 주장은 거짓”이라면서 “미국의 감시자산에 대한 부당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미군 드론 격추 발표는 미군이 지난 13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피격당한 유조선 고쿠카 커레이저스호에서 수거된 폭발물 잔해를 공개하며 재차 이란을 압박한 다음날 나왔다. 바레인 주둔 미 5함대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고쿠카 커레이저스호 선체에서 수거했다면서 폭발로 생긴 잔해, 기뢰를 선체에 부착하는 데 사용된 자석 실물을 공개하고 “고쿠카 커레이저스호 공격에 사용된 선체 부착식 기뢰는 이란군 군사행진에서 공개된 기뢰와 놀랄 만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미국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반이란 정책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한 술수이며, 특히 13일 유조선 공격은 미국·이스라엘 정보당국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이날 브라이언 훅 이란정책특별대표가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쿠웨이트·오만·바레인 등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걸프 동맹국을 돌며 반이란 전선을 결집시키기 위해서다. 국무부는 성명에서 “훅 대표는 이란의 적대행위 증가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훅 대표는 지난 18일 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우리의 이란 정책 목표는 군사적 충돌이 아니라 이란을 협상 테이블에 앉히는 것”이라면서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 전술은 잘 작동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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