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스포츠도박 운영 오피스텔 덮쳤더니 세탁기에서 대포폰이 우르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김씨는 동네 선후배 2명과 함께 지난 1월5일부터 3월19일까지 경기도 일산 소재 오피스텔에 사무실을 두고 2개월간 합숙을 하며 도박사이트 운영했다. [마포경찰서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산 오피스텔에서 합숙하며 50억원 규모의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는 김모(27)씨 등 3명과 도박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 정모(25)씨 등 59명을 검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중 김씨는 구속 의견, 다른 두 명은 불구속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김씨는 동네 선후배 2명과 함께 지난 1월5일부터 3월19일까지 경기도 일산 소재 오피스텔에 사무실을 두고 2개월간 합숙을 하며 도박사이트 운영했다. 이들이 운영한 사이트는 국내외 야구·축구·농구 경기 등 결과에 베팅하고 승률 배당금을 얻어가는 식이다.

이들은 인터넷에서 이름과 전화번호가 들어간 약 1만6439명의 개인정보를 구매한 뒤 이를 이용해 도박사이트를 홍보하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해 회원을 모았다. 이 명단은 도박사이트 운영자들끼리 돈을 주고 사고파는 정보였다.

김씨 등은 사이트를 동시에 여러개 만들어 운영해왔다. 한 사이트가 폐쇄되면 곧바로 다른 사이트로 갈아타며 끊임없이 운영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회원들 수백여명을 초대한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도 운영하면서 새로 옮기는 사이트 주소를 광고하는 식으로 회원을 계속 끌어모았다.

경찰은 지난 3월19일 도박사이트 운영이 의심되는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던 피의자 3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복층 구조의 오피스텔의 아래층에는 여러대의 컴퓨터가 놓여있고 위층에는 이불 등이 펼쳐있었다. 이들은 이곳에서 잠을 자며 밤낮으로 사이트를 운영해 왔다.

중앙일보

김씨 등이 합숙한 오피스텔 세탁기에는 이들이 사이트 운영에 사용한 대포폰이 숨겨져 있었다. 경찰은 오피스텔에서 발견한 현금과 대포폰 등을 압수했다. [마포경찰서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찰이 오피스텔에 있는 세탁기를 열자 세탁물과 수십 대의 스마트폰이 쏟아져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증거를 감추기 위해서 세탁기에 대포폰을 감추고 싱크대에 돈을 감추기도 했다”며 “발견된 대포폰은 도박 광고를 하거나 인출책이나 해외 지사에 연락하는 용도로 쓰였다”고 말했다.

사이트의 서버는 일본에 있고 해외 도박장과도 연결이 돼 있어 김씨 등은 해외를 자주 오갔다. 오피스텔에서도 오만원권과 수표뿐 아니라 중국 위완화도 발견됐다. 경찰은 발견된 현금 2100만원과 대포폰, 이들이 타고 다니던 외제차 키를 압수했다.

경찰은 도박행위 한 이들 중 금액이 많고 도박전과가 있는 정씨 등 7명은 형사 입건하고, 금액이 적거나 전과가 없는 52명은 즉결심판 청구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통 도박사이트는 규모가 크게 운영되기 때문에 검거된 3명 외에도 조직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