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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국정원 "北 어민 귀순동기, 한국영화 자주 봐 처벌 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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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15일 북한 선원 4명이 탄 어선이 연안에서 조업 중인 어민의 신고로 발견됐다는 정부 당국의 발표와 달리 삼척항 부두에 정박했다고 KBS가 18일 보도했다. 사진은 당시 삼척항 부두에 정박한 북한어선과 어민.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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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삼척항 부근에서 표류하다가 발견된 북한 어민 두 명의 귀순 동기는 아내와의 가정불화와 한국영화 시청으로 인한 처벌 두려움인 것으로 국가정보원은 파악했다.

국정원은 19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보고에서 “귀순 의사를 밝힌 선원 김모씨는 한국영화 시청으로 국가(북한)에서 조사받고 처벌받는 것을 우려하는 상황이었다”고 보고했다고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이 의원은 “한국영화를 시청한 혐의로 국가보위성 조사를 받고 처벌을 두려워하는 것 같다”며 “한두 편을 본 게 아니라 상습적으로 본 사람으로 보인다. 4명 중 제일 어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또 귀순 의사를 밝힌 선장 남모씨에 대해서는 아내와의 가정불화를 이유로 귀순을 결심한 것으로 잠정 파악했다. 국회 정보위 간사인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선장이 부인과 가정 불화로 인해서 (귀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남씨에 대해 이혜훈 의원도 “선장이 상당부분 그렇게 진술했다”고 했다. 이어 “선장을 전투 요원으로 보기 어려울 것 같다“며 “낡은 전투복을 입고 왔고 전투 훈련을 받은 적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혜훈 의원은 “귀순 동기에 대해 아직 (정확하게) 확인 안 된 상태이고, (국정원이) 귀순 동기를 상세히 보고했는데 이를 밝히게 되면 북한에 남은 관련된 사람들과 남한의 탈북민 여러 사람이 너무 많이 노출된다”며 “북한에서 여러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농후해서 그분들의 세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북한으로 돌아간 나머지 2명에 대해서는 “북방한계선(NLL)을 내려온 사람들이 북한으로 가겠다고 귀국 요청서를 쓰면 특별히 입증할 게 없으며 돌려보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또 “처음 조사할 때는 4명 모두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송환 확인서 작성 과정에서 남씨와 김씨가 ‘북으로 가면 죽거나 교화소에 간다’며 귀순 의사를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정원은 “이 배가 8일 오후 함경북도 집삼 포구에서 출항했는데 당시에는 25∼26척 되는 선단을 결성해 고기잡이를 나갔다”며 “10일 오후 본인들이 목적으로 한 곳에서 조업했고, 12일 오전 그룹에서 떨어져 남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 어선이 폐기됐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국정원은 폐기하지 않고 있는 선박의 영상을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에게 보여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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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지난 15일 삼척항으로 들어온 북한 목선은 해상에서 기관을 끄고 날이 밝길 기다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목선은 삼척항 부두에서 민간인의 신고로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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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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