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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르포] 고유정 유기한 시신추정 물체 발견된 소각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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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김포 소각장 중심 집중 수색

3차례 방문…쓰레기봉투 전수조사

15일엔 뼈 추정물체 40여점 발견

중앙일보

지난 15일 사람 뼈로 추정되는 물체 40여점이 발견된 경기 김포시 한 소각장. 고유정(왼쪽)이 지난달 31일 종량제 봉투를 버린 아파트단지 등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곳이다. 심석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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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내 한 소각장. 2만4000㎡ 크기의 소각장내 있는 건물의 내부로 들어서자 음식물 쓰레기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곳에서는 김포시내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를 함께 처리한다. 전남편 살해혐의를 받는 고유정(36·구속)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지난 15일 이곳에서 사람의 뼈로 추정되는 물체 40여점을 발견했다.

소각장을 운영하는 김포시시설공단에 따르면 제주동부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이곳을 총 3차례 방문했다. 지난 5일 경찰관 5명이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14일과 15일 고유정 전남편의 유해를 찾기 위해 찾았다. 소각장 관계자는 “지난 5일 불에 타지 않는 불연물 저장조에 있던 잔재물을 인천으로 운반했는데, 그곳에서 유해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31일 고유정이 전남편 강모(36)씨 시신을 담은 것으로 추정되는 흰색 종량제봉투를 김포시내 아파트 쓰레기분류함에 버리는 모습을 확인했다.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제주도 한 펜션에서 강씨를 살해하고 유기한 뒤 김포로 이동해 또다시 시신을 훼손·유기했다. 김포에는 고유정 아버지 명의로 된 아파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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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지난 15일 경기 김포시내 한 쓰레기 소각장에서 뼛조각으로 보이는 물체를 찾고 있다. 이곳에서는 사람 뼈로 추정되는 물체 40여점이 발견됐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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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고유정이 버린 봉투가 지난 5일 김포 소각장을 거쳐 인천의 한 재활용업체로 유입된 사실을 확인하고 현장 조사를 벌였다. 이후 경찰은 14일과 15일에도 소각장을 방문해 지난달 31일 이후 소각장 밖으로 반출된 쓰레기가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폈다. 고유정이 봉투를 버린 후 소각장으로 들어오는 모든 쓰레기에 대해 사실상 전수조사를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철금속 저장조 내 잔재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사람 뼈로 추정되는 물체를 다수 발견했다.

경찰은 뼛조각이 고철 등에 섞여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불에 타지 않는 불연물 저장조에 이어 철금속 저장조까지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각장 관계자는 “경찰이 지난 15일 방문 당시 철금속 저장조 내 잔재물 3t을 조사한 뒤 유해로 추정되는 것을 수거해갔다”고 했다.

경찰이 소각장 수색에 집중하는 것은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가 모두 모이는 곳이어서다. 고유정처럼 한강신도시 아파트단지 내 자동집화시설에 종량제봉투를 넣을 경우 지하에 매설된 관로를 거쳐 소각장까지 운반되는 시스템이다. 이후 소각장에선 600~700도의 열로 소각한 뒤 철금속 저장조와 불연물 저장조 등으로 분류해 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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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지난 15일 사람의 뼈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한 김포시내 한 소각장 내 철금소 저장소. 심석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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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지난 15일 이 소각장에서 발견된 물체들에 대한 분석 결과를 기다리는 상태다. 고유정이 범행을 저지른 지 25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살해된 강씨의 유해를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번에 발견된 물체는 모두 1~2㎝ 크기이며, 국과수 감정 결과까지는 2주가량이 걸린다.

경찰에 따르면 이 물체들은 지난 5일 인천에서 찾아낸 뼈 추정 물체와 비슷하게 500~600도에서 소각 처리된 후 발견됐다. 따라서 이 물체가 사람의 뼈라고 하더라도 유전자(DNA)가 검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국과수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경찰은 고유정이 훼손한 시신이 흘러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완도의 한 양식장 주변 등도 수색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28일 고유정이 제주~완도 뱃길에도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김포=심석용 기자, 제주=최경호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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