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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여행] 1년에 딱 한번만 개방…놓쳐선 안될 제주 거문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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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국내 여행을 생각하고 있다면 한국관광공사가 공개한 '숨은 관광지'를 눈여겨보자. 거두절미하고 목적지부터 이야기하겠다. 울산 회야댐생태습지와 제주 거문오름 '용암길'이다. 이름도 낯선 두 곳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관광공사가 지난 4월 3일부터 5월 1일까지 국민에게 직접 추천 이벤트를 벌인 결과 얻어낸 옥석이다.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니다. 공개 기간도, 탐방 인원도 철저하게 제한된다. 회야댐생태습지는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거문오름 '용암길'은 7월 20~28일에만 한시 개방한다. 부지런한 자에게만 문이 열릴지니, 서두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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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부터 일반인에게 공개한 회야댐생태습지. [사진제공 = 회야정수사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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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긴 정말 숨겨두고 싶었는데…회야댐생태습지

울산 회야댐생태습지는 1년에 딱 한 달, 연꽃이 만발하는 시기에만 여행자의 방문을 허락한다. 노방산(258m)이 마주 보이는 통천마을 앞 강변에 위치한 습지를 끼고 강줄기가 돌아가는 운치가 안동 하회마을 못지않게 멋지다.

습지는 본디 사람들의 터전이었다. 회야댐이 들어서기 전 통천마을 주민 700여 명이 논밭을 일구며 살았다. 1982년 회야댐 건설이 시작되고 통천마을 일대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마을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을씨년스럽던 땅이 습지로 다시 태어난 건 2009년의 일이다. 2003년 친환경 정화 시설을 만들기로 결정하고 난 후 연과 갈대가 자라나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변했다. 습지 주변 숲에는 고라니가 뛰어놀고 수달이 산다. '인공습지'에서 올해 '인공'이라는 단어를 뺀 이유다.

회야댐생태습지가 일반인에게 공개된 건 2012년부터다. 상수원보호구역에 있기때문에, 일 년 중 딱 한 달만 개방한다. 연꽃이 가장 예쁘게 피는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다. 탐방 인원은 오전과 오후 50명씩 하루 100명으로 제한했다. 고심 끝에 시작한 회야댐생태습지 탐방은 소위 대박이 났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전부 매진이었다. 반응이 좋아 올해는 탐방 기간을 일주일이나 늘렸다.

탐방은 울산 상수도사업본부 회야정수사업소에서 5㎞ 남짓 떨어진 통천초소에서 시작한다. 탐방할 때마다 문화해설사 2명, 담당 공무원 2명, 안전 요원 2명이 동행한다. 안전 요원이 막대기로 땅바닥을 탁탁 치며 야생동물의 접근을 막고 거미줄을 제거한다. 얼음 동동 띄운 연근차도 준비한다. 만남의광장에서 생태습지까지 왕복 4㎞를 오간다. 옛 마을 흔적인 우물터와 자암서원, 대숲을 지나면 습지다. 탐방로를 걷는 내내 연꽃 향이 은은히 풍겨온다.

올해 회야댐생태습지 탐방은 7월 19일부터 8월 25일까지 쉬는 날 없이 38일간 계속된다. 탐방 신청은 7월 10일부터 전화나 울산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탐방 시간은 오전 9~11시, 오후 3~5시. 활동하기 편한 복장이면 무난하나, 신발은 등산화나 운동화를 권한다. 슬리퍼를 신고 탐방에 참여했다가 중간에 돌아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단다.

▷▷ 여행정보 = 울산 울주군 웅촌면. 울산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 회야정수사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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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본 거문오름. [사진제공 = 제주세계유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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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에 딱 열흘만…거문오름 '용암길'

거문오름 탐방 코스는 크게 두 가지다. 말발굽 모양 거문오름 분화구와 거문오름 정상부 아홉 개 봉우리를 순환하는 '태극길', 거문오름에서 용암이 흘러간 길을 따라 이어지는 '용암길'이다. 태극길은 평소에도 예약하면 돌아볼 수 있지만, 용암길은 1년에 열흘간만 개방한다.

용암길은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에서 출발해 거문오름 정상을 지나 상록수림, 곶자왈 지대의 산딸기 군락지, 벵뒤굴 입구, 알밤(알바메기)오름까지 이어지는 약 5㎞ 코스로 3시간이 걸린다. 낯선 이름만큼 보여주는 풍경도 초현실적이다. 탐방로 초입부터 삼나무가 빽빽하다.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관문 같다. 숲은 공기부터 다르다. 피톤치드가 몸 구석구석에 들어오고, 눈이 한층 더 밝아지는 듯하다. 나무 데크를 따라 전망대에 오르면 능선과 함께 주변 오름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진짜는 전망대 이후에 숨겨져 있다. 용암길 입구에 활짝 핀 찔레꽃이 여행자를 반긴다. 태양도 숲의 기운을 어찌하지 못한다. 얼마 걷지 않아 축축한 습기가 엄습한다. 고사리와 이끼 천지다. 차원이 다른 원시의 기운이다. 해발 약 350m로 비교적 평탄한 길인데, 발을 내딛는 곳마다 온도와 습도가 다르다.

용암길엔 아열대·난대·온대에 걸쳐 다양한 식물이 공존한다. 암석 지대와 용암 함몰구 등 독특한 지형 때문이다. 거문오름 일대에 분포하는 식물은 300여 종. 양치식물만 60여 종을 차지한다. 비가 내린 다음 날이면 여기저기에 팽이버섯과 느타리, 목이버섯이 얼굴을 내민다. 숲 깊숙이 들어갈수록 원시림이 짙다. 깊은 숲에는 사람의 역사도 있다. 숯가마 터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이 주둔한 갱도진지다. 일제는 거문오름에 군사시설을 만들고 오름을 요새화했다. 일제강점기와 제주4·3의 아픔이 거문오름에 녹아 있다.

우거진 숲에서 나와 들판을 지나면, 용암대지에 있는 벵뒤굴을 만난다. 제주선흘리벵뒤굴(천연기념물 490호)은 제주도 용암굴 중 가장 복잡한 미로형 동굴이다. 비공개 지역이라 입구만 볼 수 있다. 용암길의 마지막 구간은 동굴 카페 '다희연'으로, 여기서 셔틀버스를 타고 출발지로 돌아간다.

올해 용암길이 열리는 기간은 거문오름국제트레킹이 진행되는 7월 20일부터 28일까지이다. 예약 없이 오전 8시~오후 1시에 탐방 수칙을 교육받은 뒤 출입증을 지참하고 돌아볼 수 있다(무료). 거문오름 정상까지 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걷고, 자율적으로 거문오름을 둘러본다. 지난해부터 어린이 해설사가 활동하는데, 쉬운 해설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인기다. 운동화나 등산화가 필수이며, 스틱은 허용되지 않는다.

▷▷ 여행정보 = 제주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 거문오름 탐방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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