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30 (화)

‘K게임도 콘솔로’…늘어나는 제작시도 이유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글로벌 신규 시장 진출 위한 한축…개발·서비스 환경 변화 ‘주효’

매경게임진

최근 한국게임업체들의 콘솔 플랫폼 진출이 늘고 있다.<사진=펄어비스가 준비 중인 ‘검은사막’ PS4 버전 시연 모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 게임업체들의 콘솔 플랫폼 시장 진출 시도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개발 역량의 향상과 새로운 시장 진출을 통한 매출 확대, 콘솔 플랫폼 환경 변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게임전시회 ‘E3’에서 스마일게이트, 펄어비스 등의 국내 업체들이 제작한 콘솔 플랫폼 타이틀이 공개됐다. 스마일게이트는 대표작 ‘크로스파이어’의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언리얼엔진4 기반 엑스박스 플랫폼용 게임 ‘크로스파이어X’를 마이크로소프트를 통해 발표했고 펄어비스는 자체 행사를 열고 ‘검은사막’의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을 소개했다.

이들 회사 외에도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네오위즈, 엑스엘게임즈, 라인게임즈, 조이시티, 시프트업, 베스파 등 다수의 한국 기업이 콘솔 플랫폼용 게임을 제작하거나 서비스하고 있다. 불과 수년전 한국게임업체의 콘솔게임 개발이 매우 이례적으로 여겨졌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 중심에는 복합적인 게임사업 환경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당장은 글로벌 게임시장에서의 콘솔 시장 규모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글로벌게임산업트랜드 2018년 연간호’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콘솔 시장 규모는 383억 달러 수준이다. 모바일게임(632억 달러)에 이은 2위 게임시장이다. PC게임도 334억 달러로 높은 수준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국내 게임업체들이 주력해 온 PC온라인게임만을 떼어놓을 경우 규모가 상당 부분 차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서구권 게임시장의 큰 축인 미국의 경우 콘솔 플랫폼 게임 매출이 130억 달러 수준으로 122억 달러의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를 웃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서구권 시장의 문을 지속적으로 두드려온 한국 게임업계 입장에서는 콘솔 플랫폼 진출은 중장기으로 포기할 수 없는 선택인 셈이다.

여기에 콘솔 플랫폼 게임 제작 및 서비스 환경 변화도 한몫을 한다. 언리얼, 유니티 등 멀티 플랫폼 기반 게임 제작이 용이한 상용엔진의 보편화와 더불어 콘솔 플랫폼의 인터넷 기반 멀티 플레이 기능 및 다운로드 서비스 강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콘솔 플랫폼은 일정 수준의 개발력이 필요해 국내에서는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온라인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한국 기업입장에서는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고 설명한다.

매경게임진

기존 PC온라인게임을 이식하는 것이 아닌 콘솔 플랫폼 이용자 성향을 고려한 게임을 제작하는 사례도 나타나는 상황이다.<사진=크래프톤이 개발 중인 ‘미스트오버’ 시연 모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멀티 플랫폼이 보편화 되면서 과거 새로운 킬러 타이틀을 독점적으로 제공하던 추세에서 벗어나 기존 지식재산권(IP) 게임이어도 게임성이 좋으면 플랫폼 홀더들이 적극적으로 합류를 요청하고 있는 부분도 국내 게임업체의 콘솔 시장 진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실제 국내 기업의 콘솔 시장 진출작의 경우 기존 PC온라인게임을 콘솔 플랫폼으로 이식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PC온라인게임 신작을 콘솔 버전으로 동시에 개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엔씨소프트, 엑스엘게임즈 등이 신작 PC온라인게임을 콘솔 버전과 동시 개발한다고 밝힌바 있다. ‘배틀그라운드’ 등 콘솔 플랫폼에서도 인기를 끈 타이틀이 탄생한 것은 국내 기업의 관심을 더욱 부추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한국 기업은 (콘솔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안된다라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바뀌었다”며 “PC온라인과 콘솔을 동시 개발하는 것이 무리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면에는 과거와 달리 유연성이 높아진 플랫폼 홀더들의 서비스 정책이 국내 기업의 참여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패키지 상품 판매 방식에서 인터넷 다운로드 기반의 판매 방식이 늘어나면서 출시 일정 등의 관리가 다소 완화된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기존 게임을 콘솔 버전으로 전환해 출시하는 경우 제약이 덜하다는 의견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대표적인 플랫폼 홀더들이 차세대 콘솔을 준비하면서 개발지원을 약속하며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콘솔 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보고 최적화된 게임을 찾는다는 후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E3에서 차세대 콘솔 프로젝트 ‘스칼렛’을 내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소니 역시 차세대 콘솔 게임기를 내년 이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패키지 판매 중심에서는 출시 일정 등 플랫폼 홀더의 라인업 관리가 철저했다”며 “그러나 온라인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예전만큼 심하지 않아 출시 일정 조율이 용이한 것이 참여를 늘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 업계 관계자는 “콘솔 플랫폼 홀더 중 한 곳이 차세대 기기를 준비하면서 국내 게임업체와 적극적으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라인업 확보를 위해 개발비도 지원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덧붙였다.

콘솔 플랫폼 진출은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부각시키는 측면도 존재한다. 여기에 게임 개발자들의 로망 충족이라는 이점도 있다.

일예로 ‘프리스타일’의 콘솔 버전 ‘3on3 프리스타일’을 서비스하는 조이시티의 경우 개발팀의 역량 강화와 신규 시장 개척을 목표로 삼았다. 조이시티 김찬현 사업개발실장은 “2015년은 기술적으로 더 심플한 모바일 플랫폼에 집중하면서 기존 높은 기술력을 가진 PC온라인게임 개발팀들이 사라져가던 시기”라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기술적으로 높은 개발력을 가진 개발팀들에게 역량을 향상시킬 프로젝트를 제공하고 새로운 큰 시장을 개척한다는 목적에서 (콘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콘솔 플랫폼은 글로벌서비스에 있어서 프리미어 리그 같은 위치로 이 플랫폼의 플레이어들과 게임들의 브랜드는 이용자들의 인지도를 구축하는데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업계에서는 기존 PC온라인게임을 콘솔로 이식하는 것만으로는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통적인 콘솔 게이머가 원하는 게임성이 다소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기업의 경우 콘솔 플랫폼을 정조준한 타이틀을 제작하기도 한다. PC MMORPG ‘테라’를 콘솔 버전으로 선보인바 있는 크래프톤의 경우 ‘미스트오버’라는 로그라이크 장르의 게임을 PC 스팀 외에 닌텐도 스위치로 내놓을 예정이다. 모바일게임 ‘데스티니차일드’의 개발사 시프트업은 싱글 플레이 기반의 신작 ‘프로젝트 이브’를 제작 중이다. 라인게임즈가 준비 중인 ‘베리드 스타즈’의 경우 플레이스테이션4와 플레이스테이션 비타 등 콘솔 전용으로 제작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콘솔은 싱글 플레이 기반의 대작들이 즐비한 시장으로 기존 한국 게임을 그대로 옮기는 것은 큰 성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며 “다만 기술력이 필요한 콘솔 게임 제작에 도전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임영택기자 ytlim@mkinternet.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