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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주도권 쥔 채권 롱 플레이어들...그리고 기념사 대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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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사진=12일 한은 창립일 기념사하는 이주열 총재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전일 이주열 한은 총재의 창립기념사 '상황에 따른 대응' 방침이 금리인하 기대감을 부풀린 뒤 채권 투자자들은 향후 전개 상황 변화에 대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채권시장은 '한은 창립 기념 랠리'를 벌인 뒤 상황 변화를 가늠하고 있다.

초반 이자율 시장은 보합권 등락을 보이다가 주가 급락 등을 보면서 강해졌다.

■ 전일 금리 급락 뒤..주도권은 여전히 롱 세력

시장 금리가 금리인하를 2차례 반영했다거나 7~8월 중 금리인하가 없다면 지금의 시장금리는 정당화되기 어렵다는 지적들도 나오지만, 일단 수급 요인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도 적지 않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롱 세력이 완전히 패를 쥐고 있다. 추가 숏커버 가능성도 감안은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수준이면 2차례 금리인하를 반영한 상황"이라며 "시장이 이성을 좀 찾을 수도 있지만, 지켜봐야 한다. 일단 쉽게 매도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시장이 수급에 예민한 상황이어서 일부 세력들이 다시 한번 시장을 흔들어 보려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보인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어제 번 사람들이 많지만, 만족을 못하는 모습들도 보인다. 숏을 공략해 추가 강세를 노려볼 수도 있는 상항"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숏커버가 자체가 급하게 더 나올 상황이 아니라는 진단들도 적지 않았다. 전일 시장이 달린 뒤 현재 상황에서 한 방향으로 밀어붙이기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C 증권사의 한 딜러는 "시장에 숏이 그렇게 많은 상황이 아니었다. 대단한 숏커버 장세였다고 보기도 어려웠다"면서 "전체 포트폴리오가 숏이고 이런 게 아니라 롱이 부족한 쪽에서 헤지를 풀었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D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최근 숏을 강하게 가져간 곳은 많지 않았다. 시장이 2번 인하를 거의 반영해 버렸는데, 일단 장이 진정되는 쪽으로 흐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금리 인하는 '상황에 따라'...기념사 대로 보기

전일 랠리 이전에도 투자자들이 대략 4분기 정도엔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었다.

하지만 한은 총재의 발언 이후 3분기 인하가 가능하다는 식으로 금리인하 기대감을 강화하는 모습들이 많았다.

아울러 한은의 의도가 뭔지, 그들이 정말 조속한 인하에 나설 수 있을지 고민하는 모습도 보인다.

E 증권사 딜러는 "어제 시장의 반응을 보면, 그간 이주열 총재가 자신이 했던 말을 완전히 뒤엎은 것으로 봤다"면서 "실제 통화정책이 인하 쪽으로 돌아선 것인지는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여기서 금리를 더 내리는 것은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는 없고 부동산만 다시 자극할 것"이라며 "경기가 안 좋아서 총재가 금리를 내리는 쪽으로 돌아선 것인지, 정부 쪽에서 그렇게 방향을 잡아준 것인지는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전일 이주열 총재는 '금리인하를 시사했느냐'는 질문에 '기념사 대로 보라'는 답을 내놓았다.

이 총재 기념사의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된 내용은 △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경기 등 대외 요인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만큼 그 전개추이와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할 필요성 △ 이를 위해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시나리오별 정책운용 전략을 수립해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할 필요성 △ 가계부채, 자본유출입 등 금융안정 리스크 요인도 함께 고려할 필요성 등으로 요약된다.

경기 전망과 관련해선 △ 성장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정부지출 확대와 수출, 투자 부진 완화될 가능성 △ 성장경로의 불확실성 확대 △ 미중 무역분쟁으로 세계교역 위축 가능성 △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 소지 등을 거론했다.

지난 5월 금통위는 당장 금리를 내릴 상황이 아니라는 점과 불확실성이 높아져 지켜볼 필요성이 있음을 거론했다. 당시 총재 간담회가 4월처럼 매파적인 냄새을 풍겼으나 불확실성이 그 때 보다는 더 강조되면서 변화의 기미도 찾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한은 직원들 사이에선 전일 한은창립일 기념사에 대한 보도나 시장 반응이 과했다고 보는 모습들도 보였다.

일부 한은 직원들은 통화당국이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맞지만, 말 그대로 '경제상황에 따른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내용이 '기념사 대로 보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은의 한 직원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것을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마치 당장 인하가 임박한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지나치다. 말 그대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F 증권사의 한 딜러는 "한은이 이전보다 상당히 유연하게 바뀌었다. 또 국내외 상황이 계속 금리 인하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시장은 특성상 한은의 변화를 빠르게 반영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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