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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호관계 역대 대통령·통일운동가 등에 조의 전했던 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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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회복 이끌었던 노무현·김대중 역대 대통령 서거에 조의

통일운동가 등에도 조문 보낸 사례 있어

'김일성 조문 파동' 등으로 악연 있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에는 보내지 않아

CBS노컷뉴스 박초롱 기자

노컷뉴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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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2일 고(故) 이희호 여사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 명의의 조의문과 조화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우리 측에 전달했다.

이희호 여사는 북한과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2000년 6월 처음 열린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 대통령과 함께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고 2011년 김정일 위원장 사망 당시에는 조문단을 꾸려 방북했다.

상주였던 김정은 당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직접 만나 조문했던 인연이 있는 만큼, 북한이 이희호 이사장의 장례에 참석할 조문단을 파견할지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결국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보내 조문만 전달키로 한 것이다.

북한이 조문단을 보내지 않은 것은 몇 달 동안 서로 양보를 촉구하며 교착국면에 빠진 북미 간 대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미사일 발사로 무력시위까지 하며 강경하게 나오던 북한이 이번 조문을 계기로 '먼저 굽히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려 하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 여사와의 특별한 인연을 고려해 '백두혈통'인 김여정 부부장에게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하도록 함으로써 예우를 갖추려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앞서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에는 조문단을 보냈다. 북한 언론들은 서거 다음 날 일제히 관련 소식을 보도했다.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은 애석하게 서거하였지만 민족의 화해와 통일 염원을 실현하기 위한 길에 남긴 공적은 민족과 함께 길이 전해지게 될 것"이라는 조전을 보냈다. 이후 김기남·김양건 노동당 비서 등 조문단 6명이 서울을 방문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당시에도 다음날 북한 노동신문 등에 서거 소식이 보도됐고, 김 국방위원장 명의의 조전이 유가족에게 전달됐다. 당시에는 북한이 내부적으로 핵실험을 준비하던 상황에서 노 전 대통령이 갑자기 사망해, 조문단을 파견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비교적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남북관계 회복에 힘썼던 두 전직 대통령의 서거였기 때문에 북한 언론에서도 주요 소식으로 다뤄졌고, 북한 당국 역시 이들에 대한 예우를 표시했던 것이다.

북한은 같은 맥락에서 인연이 있는 통일운동가들의 사망 당시에도 조전을 발송한 사례가 있다.

문익환 목사가 1994년 세상을 떠나자 김일성 당시 주석은 유가족에게 조전을 발송했다. 김양무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상임부의장 별세(2000년) 당시와 신창균 범민련 공동의장 별세(2005년) 당시에도 조전을 발송한 바 있다.

남북관계가 얼어붙었던 다른 역대 대통령 타계에 대해서 북한은 공식적으로 조의를 표시한 적이 없다. 북한은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에는 조문단을 보내지 않았던 것은 물론 조전을 보내지도 않았다.

김영삼 정부는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 조문을 불허하며 사실상 이를 '주사파 색출'의 계기로 삼는 등 공안정국이 조성됐고, 남북관계는 악화됐다. 김영삼 정부는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이 김 주석 사망에 애도를 표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같은 악연으로 북한의 조문은 물론 관련 내부 보도 역시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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